버섯과 야생화가 가득, 걸음이 자꾸만 멈추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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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일 아침, 간단한 요기를 하고 호스텔을 나섰다. 멕시코 산호세 델 퍼시피코(San José del Pacífico) 마을이 자리 잡고 있는 경사면의 정상부, 쎄로 라 포스떼마(Cerro La Postema)를 하이킹하기 위해서였다.
출발지인 호스텔의 해발은 2520m, 목표 지점의 해발은 2910m로 가파른 경사의 고도 390m 올라 평탄한 지형의 정상부 숲을 돌아 마을의 반대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계획했다. 하이킹 모바일 앱, 올트레일(AllTrails)이 알려주는 목표 지점까지는 5.8km였지만, 도로까지 하산하고 되돌아오는 총 거리는 10km가 넘는 하이킹이었다.
구름 바다가 선물한 침묵
마을을 벗어나는 마지막 지점으로,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카페 라 쿰브레(La Cumbre)의 절벽 가장자리 야외 테라스 테이블에 앉았다. 꿀을 넣은 뜨거운 페리콘(Pericón)차에 초콜릿 우유(Chocolate Milk) 한 잔씩을 놓고 태평양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발 아래로 펼쳐진 구름 바다는 우리의 모든 언어를 앗아갔다. 벅찬 감정을 품은 침묵을 선물했다. 침묵으로 모든 것이 말해지는 시간이었다.
라 쿰브레를 뒤로 하고 트레일 속으로 들어가자 바로 정글 같은 밀림이었다. 습기를 머금은 거대한 소나무가 우뚝 하고 그 아래를 이끼와 버섯, 야생화로 덮었다. 길은 운무림의 울창한 밀림 속으로 계속되었다.
우리는 걸음을 자꾸 멈추었다. 소나무의 숨결을 품어보기 위해, 바위 틈에 선 야생 아가베를 들여다보기 위해, 꿀을 빨며 날개짓 하는 나비가 놀래지 않게 하기 위해…
멕시코 남부를 가로지르는 광범위한 산맥, 시에라 마드레 델 수르의 고도는 약 2000~3000m 사이에 분포한다. 트레일의 정상부는 2900m 이상이므로 이 산맥의 고원에 형성된 안개와 구름으로 덮인 운무림의 식생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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