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넘어 '서울' 판다…K-패션의 도시 브랜딩 실험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국내 패션업계가 'K-패션'을 넘어 '서울'을 새로운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의 문화와 도시 이미지를 제품과 마케팅에 접목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는 최근 '2026 FW 프리뷰'에서 '서울 스탠다드(Seoul Standard)'를 글로벌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서울에서 검증된 제품 경쟁력과 라이프스타일을 하나의 글로벌 기준으로 제안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도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모티브로 한 '서울 메트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서울의 일상과 도시 이미지를 디자인에 반영해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스토리를 담아낸 사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단순한 디자인 차별화가 아닌 '도시 브랜딩' 전략으로 해석한다. 과거에는 K-팝과 K-드라마를 중심으로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서울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도시 정체성 자체를 브랜드 경쟁력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 패션산업에서는 도시 자체가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파리는 럭셔리, 밀라노는 장인정신, 뉴욕은 실용성과 컨템포러리, 런던은 스트리트 문화 등 도시가 가진 이미지가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활용돼 왔다.
패션업계에서는 서울 역시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한 K-컬처 확산을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전통·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역동적인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며 새로운 패션 도시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소비자들이 브랜드뿐 아니라 브랜드가 탄생한 도시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까지 경험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서울의 문화적 정체성도 브랜드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K-패션의 해외 진출 확대와도 맞물린다. 한국패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패션(의류·가방·신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고, 이 가운데 의류 수출은 12.2% 늘었다.
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은 물론 브랜드의 탄생 배경과 문화적 스토리까지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넘어 '메이드 인 서울'을 앞세운 브랜딩 전략도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서울이 세계적인 패션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도시 브랜드는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디자인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 문화적 자산이 함께 형성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개별 브랜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마케팅과 해외 진출 지원, 산업 기반 강화 등이 함께 이뤄져야 서울의 도시 브랜드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세계 어디에서든 대한민국 패션 브랜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야 진정한 패션 강국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기업 스스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합한 체질 개선과 혁신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의 생태계 혁신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글로벌 마케팅과 디지털 전환, 차세대 의류 제조 기반 구축, 섬유·패션 스트림 간 협업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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