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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이 세계유산의 미래를 만든다

오마이뉴스
'협업'이 세계유산의 미래를 만든다

"부산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갖고 갑니다."

자국 후보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직후 상투메 프린시페 대표단 관계자가 남긴 짧은 소감이다. 상투메 프린시페는 1975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뒤 2006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다. 협약 가입 20년 만에 세계유산을 보유한 감격은 부산을 더욱 특별한 도시로 만들었다.

부산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나라는 상투메 프린시페만이 아니었다. 코모로와 남수단까지 모두 세 나라가 첫 세계유산을 갖게 됐다. 그동안 세계유산 목록이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북방(Global North)'에 편중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등재는 세계유산 체계의 균형성과 포용성을 한 걸음 더 확장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29일 막을 내린다. 폭염만큼이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한국 세계유산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국가유산위원으로서 현장을 지켜본 감회도 각별했다. 부산 대회는 단순한 국제회의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세계유산 보존과 국제 협력의 중심으로 도약했음을 보여준 역사적 무대다.

세계유산은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미래 세대에 전하는 국제사회의 약속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유산 분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유산위원회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건 개최 이상 의미가 있다.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성사된 이번 회의는 한국이 세계유산을 '등재하는 나라'에 머물지 않고, 세계유산 체계를 함께 이끌어가는 책임 있는 기여국으로 자리매김했음을 국제사회에 보여준 자리였다.

부산의 상징성도 각별했다.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다. 전쟁의 상흔을 견디며 공동체를 지켜낸 도시가 세계 문화유산의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협력의 무대로 소환됐다.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부산은 문화가 평화를 잇는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재명 대통령은 축사에서 "문화는 어떠한 언어도, 어떠한 국경도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백범 김구가 꿈꾸었던 문화강국과 유네스코 헌장이 지향하는 평화의 정신이 맞닿아 있다는 메시지는 국제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가장 큰 성과는 '부산 선언(Busan Declaration)' 채택이다. 선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협업(Collaboration)'이다. '협력(Cooperation)' 대신 '협업(Collaboration)'을 채택한 의미는 깊다. 협력이 각자 위치에서 돕는 것이라면, 협업은 한자리에서 함께 보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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