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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검토(檢討)

국제신문(부산) - 전체기사

공무원이 국회 국정감사,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검토하겠다”고 내놓는 답변은 정치적·행정적 수사다.

의원들의 날선 질문이 쏟아지는 자리에서 “안 된다”고 할 수는 없고 무턱대고 “하겠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체로 ‘검토하겠다’는 말로 비켜간다.

의원들도 이를 ‘긍정 답변’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고위 공무원은 립 서비스 차원에서 ‘적극 검토’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하지만 이들 공무원은 의원들이 퍼붓는 ‘소나기 질의’를 잠시 피할 수 있었기에 추후 온갖 이유와 명분을 찾으며 ‘하면 안되는 이유’를 만든다.

‘적극 검토’라는 표현도 사실 검토와 별반 다르지 않다.

공무원들은 일종의 방어적 표현으로 ‘검토’라는 단어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쓴다.

‘안 한다고 할 수 없지만 한다고 할 수도 없다’는 의미다.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검토(檢討)는 ‘어떤 사실이나 내용을 분석하여 따지는 것’을 의미한다.

연세한국어사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세히 따져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두 사전을 종합하면 어떤 사안의 내용을 분석하고 자세히 따져보는 행위가 검토다.

한자를 풀이하면 ‘검사할 검(檢)’ ‘칠 토(討)’다.

여기에서 ‘토(討)’는 ‘찾다, 탐구하다’는 의미다.

한자말을 직역하면 ‘검사하고 답을 찾아 탐구하는 행위’가 바로 검토다.AI 시대에서 검토라는 행위는 인간의 본질적인 행위로 올라선다.

인간이 하는 일을 앞으로는 대부분 AI가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AI가 할 수 없는 일은 바로 검토해서 판단하는 행위다.

이는 인간의 몫이다.

정보는 정확해야 하는데 AI가 생산해낸 결과물 가운데는 불필요하거나 정보의 질이 떨어지는 내용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구독자 140만 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지난 16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하계포럼 강연에서 “AI가 만드는 찌꺼기 같은 정보인 워크슬롭(Workslop)이 많이 나온다.

이를 정리하는 데 1인당 월 186달러의 기회비용이 낭비된다”며 “AI 시대에서는 합리적 선택이 중요해졌다.

이제 인간은 선택밖에 할 것이 없다.

판단과 검토는 인간의 몫”이라고 말했다.

공직사회에서 남발되는 단어 ‘검토’가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 할 때다.

이미 다가와 있는 AI시대에는 검토가 AI가 만든 수많은 오류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인간 고유의 핵심 능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에서는 검토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경쟁력이다.

공직사회의 ‘시간 벌기용 검토’는 국가 경쟁력을 추락시킬 수 있다.정옥재 서울정경부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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