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대장 美 36명 中 6명…왜?
중국이 지난 2일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관 2명을 새로 발탁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장(上將)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중국의 상장은 한국이나 미국의 4성 장군인 대장(大將)과 같은 군 최고 계급이다.
인민해방군의 이번 상장 진급 인사는 지난 1월 장유샤(張又俠) 군사위 부주석이 낙마한 뒤 처음 이뤄진 것이다. 이번 인사는 군 출신의 정점에 있던 장유샤의 퇴출 이후 시 주석의 군 인사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게 한다.
상장 진급자는 장수광(张曙光, 62)과 왕강(王剛, 61)이다. 장수광은 진급과 함께 중앙군사위원회 기율검사위 서기 겸 감찰위원회 주임에 임명됐다. 군내 부패척결 책임자로 기용된 것이다.
공군 조종사 출신인 왕강은 공군사령원(사령관)에 임명됐다. 왕강은 지난해 9월 3일 2차 대전 승전기념일 열병식에서 공군부대 지휘관을 맡았다. 이후 지난해 연말 공군 부사령원으로 임명됐다가, 이번에 공군 최고위직인 사령원으로 승진했다.
상장이 2명 추가됨으로써 인민해방군 상장은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인민 해방군의 병력 수가 대략 20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극히 적은 숫자다. 중국군은 세계 최대 규모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현역 병력이 약 131만 명인 미군의 경우, 대장 숫자가 36명이다. 이 자료는 2025년 9월 30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매달 군종별, 계급별 현역 장병의 숫자를 공표하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 CRS 보고서 '국방부 장성의 의회 관리를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 2026년 5월 29일)
이번 상장 진급 직전까지 중국 인민해방군에 정상 근무 중인 상장이 단 4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이들 4명은 장성민(张升民) 군사위 부주석, 둥쥔(董军) 국방부장 그리고 지난해 12월 진급한 한성옌(韩胜延) 중부전구 사령원과 양즈빈(杨志斌) 동부전구 사령원이다.
이러다 보니 인민해방군을 지휘, 통제하는 중앙군사위의 주요 직책과 5개 전구의 사령관 또는 정치위원 상당수가 공석이거나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The Purges Within China's Military Are Even Deeper Than You Think,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2026.2.24)
특히 지난 2022년 10월 20차 공산당 대회 이후 구성된 중앙군사위원회의 수뇌부는 대부분 쫓겨났다. 출범 당시 7명의 위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겨우 2명만 남았다. 중앙군사위 주석인 시진핑 국가주석을 제외하면, 장성민 부주석 1명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위원이다. 나머지 5명은 모두 비리 혐의로 제거됐다.
2023년 10월 리상푸(李尚福) 전 국방부장이 위원직에서 해임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중앙군사위 부주석이던 허웨이둥(何卫东) 위원이 쫓겨났다. 2025년에는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장이던 먀오화(苗华) 위원이 물러났다.
올해 들어 지난 1월에는 중앙군사위 부주석이던 장유샤(張又俠) 위원과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이던 류전리(刘振立) 위원도 심각한 규율 및 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사실상의 숙청(purged)이다.
중앙 군사위 핵심 수뇌들의 잇단 숙청은 인민해방군 다른 고위급 간부들로 확대됐다. 위에서 인용한 CSIS의 연구에 따르면, 20차 당대회가 열렸던 2022년 이후 공식적으로 숙청된 중장(中將) 및 상장(上將)이 36명에 이른다. 여기다 회의 불참 이력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65명의 중장 이상 장성들도 사실상 숙청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합하면 101명이다.
CSIS는 또 2022년 당시 상장 계급을 달고 있었거나 2022년 이후 상장으로 승진한 47명 가운데 87%인 41명이 현직에서 또는 퇴역 이후 숙청됐거나 사실상 숙청됐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대대적인 반부패 운동이 진행되는 동안 상장 진급자 자체도 크게 줄었다. 2019년에는 한 해에만 19명이 상장으로 진급했다. 이후 2020년 5명, 2021년 9명, 2022년 8명, 2023년 7명, 2024년 4명, 2025 2명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어렵게 상장으로 진급한 상장들도 숙청에서는 예외가 없었다. CSIS는 지난 2020년 이후 승진한 35명의 상장 및 해군 제독 가운데 32명이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가운데 29명을 숙청 또는 잠재적 숙청 사례로 분류했다. 시 주석이 스스로 발탁한 군 지도자들도 가차 없이 처벌한 것이다.
서슬 퍼런 숙청의 칼바람 속에서 승승장구한 사람도 있다. 바로 장성민 중앙군사위 부주석이다. 장 부주석은 부패 척결과 기율 확립이라는 시진핑 주석의 지시를 철저히 이행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중앙군사위 위원에서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장성민과 같은 시기에 중앙 군사위원으로 일하던 리상푸, 허웨이둥, 먀오화, 류전리가 모두 그의 손으로 제거된 셈이다. 그리고 지난 1월 시 주석과 특수관계로 불렸던 장유샤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이제 장성민은 군사위 부주석으로서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군 출신 최고위직이다.
로켓군(옛 포병) 출신인 장성민 부주석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9년여 동안 중앙군사위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아왔다. 군 고위층의 부패와 법률 위반을 적발해 처벌하는 자리다. 그리고 지난해 시진핑 주석에 이어 군 2인자에 올랐다. 앞으로도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한 대대적 숙청이 이어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장성민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겸임하던 중앙군사위 기율검사위원회 서기에 이번에 진급한 장수광 상장을 임명했다. 중앙 군사위원회의 다른 부서들이 잇단 부패 사건에 휘말려 어수선한 가운데 기율검사위원회는 공백 없이 업무를 추진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장수광은 부주석인 장성민이 기율검사위 서기로 재직할 때 그를 도와 수뇌부의 부패 척결과 숙청 작업을 함께 해왔다. 중앙군사위에서 기율 검사와 직무 감찰 부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시진핑 주석은 기회 있을 때마다 고위급 장교들의 정치적 충성심과 반부패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8일에는 장성급 고위 간부 수백 명을 베이징 국방대학교에 불러모아 10주짜리 정신 교육을 실시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일보는 이번 행사가 시 주석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개막 연설에서 "사리사욕과 부패에서 비롯된 모든 생각과 행동은 당의 본질과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패뿐 아니라 파벌 형성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경고로 해석된다.
교육 일정에는 부패로 처벌받은 군 간부들의 자백서를 함께 읽는 시간도 있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신문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집단교육을 '전례 없는 이데올로기 훈련 캠프'라고 불렀다.
시 주석은 군 고위 간부들에 대한 두 달 반 동안의 사상 교육이 끝난 시점에 장수광을 상장으로 진급시켰다. 그리고 그를 중앙군사위원회 기율검사위 책임자인 서기 자리에 앉혔다. 더 거센 반부패 숙청 운동이 펼쳐질 것임은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
중국은 내년 10월쯤 21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3기에 걸친 집권 15년을 마무리하고, 차기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 가까워 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내년 당 대회를 통해 새로운 5년 임기의 집권을 다시 보장받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충성을 재차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군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이야말로 장기 집권에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개혁 개방을 주도한 덩샤오핑(邓小平)도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가장 늦게 내려놓았다. 후임인 장쩌민(江泽民) 전 국가주석도 마찬가지였다. 후계자로 내정된 후진타오(胡锦涛) 국가주석에게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물려준 뒤에도 중앙 군사위 주석 자리는 2년이나 더 쥐고 막후에서 권력을 휘둘렀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후임인 시진핑(习近平) 현 국가주석에게 군사위 주석직을 포함해 모든 자리를 한꺼번에 물려줬다. 하지만 전임 국가주석들이 구축해 놓은 군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반부패를 명분으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건 뒤에야 군권을 확고히 장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 주석은 지금 자신이 만든 군을 끝없는 숙청으로 몰아지고 있다. 나아가 내년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을 새로운 정치적 관점에서 맞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10월쯤으로 예상되는 21차 공산당 대회 이전까지는 이런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강성웅 국제정치 칼럼니스트, 전 YTN 베이징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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