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보 성향
개망초꽃이 위로하는 곳
오마이뉴스
조회 0

이 뉴스, 어떠셨어요?
한 번의 탭으로 반응을 남겨요 · 로그인 불필요
새벽 여섯 시. 바람이 상쾌하다.
오늘 아침 산책길은 집 가까운 불로동 고분군으로 향했다. 매일 만나는 동네 나무들과의 인사도 정겹지만, 오랜만에 고분의 능선을 따라 오르고 싶었다.
능선에 들어서는 순간, 하얀 물결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개망초꽃이다. 흐드러지게, 정말 흐드러지게 피어 마음을 하얗게 씻어 주는 것 같다. 멀리서 보면 안개꽃을 닮았다. 아련하고 몽환적이어서, 세상은 언제나 안개꽃이나 개망초를 화려한 꽃의 배경으로만 쓰는 경향이 있다. 장미꽃을 감싸는 안개꽃이나 꽃꽂이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망초 같은 것으로 말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이곳에서는 달랐다. 무덤과 무덤 사이를 가득 감싸고 바람에 흔들리는 개망초꽃이, 마치 장미꽃을 감싸듯 잠든 영혼들을 위로하는 것처럼 보였다.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깊은 위로인 것 같다.
고분군 정상에 올라 안내 표지를 읽으며 잠시 걸음을 멈췄다. 이곳은 팔공산의 남쪽 줄기가 금호강 북쪽 충적평야와 만나는 구릉지에, 삼국시대 고분군이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 210여 기의 고총고분이 밀집해 있으며, 조성 연대는 기원후 5~6세기경. 불로동 지역을 통솔하던 유력한 정치집단이 남긴 흔적이라고 한다.
전체 내용보기 ...
관련 뉴스
관련 뉴스 제보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