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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홀로 살기, '먹는 일'에서 해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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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절반이 저무는 첫 새벽입니다. 지난 겨울 지구 궤도의 동 지점에서 출발한 지구가 춘분점을 지나, 며칠 전 하지점을 통과한 시기입니다. 새벽을 수런거리며 깨우는 빗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제주에서 시작된 늦은 장마가 어느새 이곳 문 앞까지 당도한 모양입니다. 인적 드문 시골이라 자동차 소음이나 메마른 전자음 하나 섞이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숨소리가 창을 타고 넘어옵니다. 얕은 지식으로는 미처 분간하기 어려운 풀벌레 소리가 나직한 빗소리에 섞여 어스름한 미명(未明)을 걷어냅니다.

검은등뻐꾸기의 울음

새벽마다 "삐삐- 삐삐-" 네 음절로 산천을 흔들던 검은등뻐꾸기의 울음이 오늘은 들리지 않습니다. 새들도 이리 비가 쏟아지는 날에는 날개를 접고 고요를 택하나 봅니다. 봄날 내내 숨이 넘어갈 듯 애절하게 울어대던 그 소리 때문에, 어떤 날은 제 마음마저 덩달아 신산(辛酸)해지곤 했습니다.

네 마디로 우는 저 새의 울음소리

사람의 음성과는 달리 자음과 모음으로 분리되질 않아

문자(文字)로 옮길 수가 없다

흔히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운다 하지만

어찌 들으면

"첫차 타고, 막차 타고" 하는 것도 같고

"언짢다고, 괜찮다고" 하는 것도 같다

또 어떤 이는

"혼자 살꼬, 둘이 살꼬" 한다고도 하고

"너도 먹고, 나도 먹고" 한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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