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신화 흔들리나…테슬라·스페이스X 동반 급락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동반 급락하면서 일론 머스크의 사업 청사진에도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약 15% 가까이 하락하며 시가총액 2150억 달러가 증발했다. 전날 발표된 테슬라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순현금흐름도 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AI 투자 부담이 예상보다 커졌다는 우려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테슬라는 콘퍼런스콜에서 로보택시 호출 서비스와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전기 세미트럭의 일정도 수정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스페이스X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공모가 135달러로 상장한 후 한때 22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최고점 대비 50% 가까이 떨어졌다. 주가는 상장한 지 몇 주 만에 공모가를 밑돌고 있으며 시가총액도 최고치 대비 1조 달러 넘게 줄었다.
주가 하락세는 스페이스X가 '스타십' 13차 시험발사 일정을 연기하고, 내달 초 보호예수(락업) 해제로 대규모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심화됐다. 보호예수 해제 이후 내부자 매도가 가능해져 주가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위성 분야 전직 임원이자 컨설턴트 사메르 할라위는 "스페이스X는 상장에 성공함으로써, 특히 AI 위성 같은 검증되지 않은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더 큰 압박에 노출됐다"며 "상장 기업이 되면 사람들은 수익을 기대한다. 기존 방식대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시가총액이 1조 달러가 넘는 초대형 기업으로 자리잡은 데는,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경영 능력과 야심찬 제품 로드맵 등에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어서다.
테슬라를 10년 넘게 사랑한 팬 딜런 루미스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소셜미디어(SNS)에 "목표가 불확실하면 차라리 공개하지 말라"며 "내부적으로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지만, 공개적으로 발표해 놓고 목표에 근접하지 않는 것은 회사와 많은 팬에게 피해만 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1월 로보택시 호출 서비스가 연말까지 미국 25~50% 지역에서 이용가능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서비스 지역은 약 7곳에 그친다. 순수 전기 세미트럭 생산도 지난 4월 '곧' 생산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날 올해 말까지 생산할 계획이라고 수정했다.
스페이스X의 경우 WSJ은 "약속 대부분이 스타십 로켓 성공에 달려 있다"며 "스타십이 시험 단계에서 벗어나 수익 창출 단계까지 도달해야 한다"고 짚었다.
스페이스X는 내달 4일 회사 역사상 첫 실적 발표도 진행하며, 스타링크 사업의 성장세, 새 AI컴퓨팅 계약, 그록(Grok) 등이 회사의 건전성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주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스페이스X와 테슬라 합병 가능성도 복잡해지고 있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짚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테슬라보다 스페이스X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페이스X가 인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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