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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함의 역설, 8월 무더위 속 자전거 여행이 선물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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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함의 역설, 8월 무더위 속 자전거 여행이 선물한 것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김남중 작가가 40년 이상 자전거를 타온 경험에 작가적 상상력을 보태 쓴 책이다. 2009년 발간되었으며, 꾸준히 초등학교 '한 학기 한 책 읽기' 주제도서로 선정되는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다. 첫 발간 이후 독자의 요청에 의해 2019년 속편 <불량한 자전거 2>가 나왔고, 시리즈로 계속 이어져 <불량한 자전거 여행 5>로 최근 완결되었다.

나는 5권의 책들 중 특히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던 첫 번째 책을 지난 5월 30일 작가와의 만남을 앞두고 읽었다.

이 책의 줄거리 다음과 같다. 주인공 호진이는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이다. 부모님의 이혼 결정에 상처받고 화가 나 광주에 있는 삼촌을 찾아 가출한다. 자전거 여행 단체의 리더인 삼촌은 마침 팀을 이끌고 자전거 여행을 떠날 참이었다. 어쩔 수 없이 호진이도 삼촌을 따라가게 된다. 남쪽 광주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일주하는 8월 극한 더위 속 여행이었다. 호진이는 폭염 속에 땀 흘려 페달을 밟으며 단단한 내면을 가지는 아이로 한 뼘 더 성장하게 된다.

'불량함'의 역설

자전거여행을 통해 주인공이 성장하는 오히려 '건전한' 이야기인데, 왜 책이름이 <불량한 자전거 여행>일까. 아마도 호진이의 가출과, 하고 싶은 것만 하느라 돈도 못 버는 삼촌에게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호진이는 공부에 흥미가 없어 수시로 학원을 빼먹는 아이다. 부모의 이혼 결정에 화가 나 가출이라는 '불량한' 일탈을 한다. 가출하여 찾아간 삼촌은 또 어떤가. 가족과 사회가 원하는 안정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공부도 못해서 대학도 못 나오고 변변한 직장도 없이', '베짱이처럼 빈둥빈둥 인생을 낭비한다'라고 엄마가 수시로 흉을 보는 대상이다. 호진이마저 '용돈도 잘 주고 잘 놀아주는' 다른 집삼촌들에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란 '불량품'이라고 생각한다. 자전거 여행 중에도 삼촌은 호진이를 세심하게 챙겨주기는커녕 호진이가 폭염 속 길 위에서 직접 땀 흘리며 불편함을 겪게 내버려 둔다. 불량하게 가출해서, 불량한 삼촌과 함께, 불량한 대접을 받으며 하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온갖 불량한 것들 속에서 호진이는 결국 '내가 페달을 구르지 않으면 자전거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스스로 얻는다.

안온한 테두리 속 삶보다 그것을 벗어난 일탈의 시간들이 되려 살아있는 배움을 선사하는 역설. 책 제목의 '불량한'은 이런 의미로서의 불량함일 것이다.

싸워야 할 대상은 올라야 할 산이 아니라 '나'자신

호진이와 함께 자전거 여행에 참가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중학생 은영이를 제외하고는 다들 성인이다. 고된 여행길에서 이들은 서로의 사연을 들어주고 응원하며 힘을 북돋아준다. 삼촌을 비롯한 운영진은 뒤처지는 이들을 다독이고 챙겨 끝까지 같이 간다.

하지만 폭염 속 뜨거운 길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터. 심장과 허파가 터져버리는 것 같다. 호진은 편하게 이동하기 위해 수시로 보채고 투덜거린다. 그러나 급박한 위기상황을 빼고는 삼촌에게 예외란 없다.

결국 대구에 가기 위해서 올라야만 하는 가지산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호진은 스스로 바퀴를 굴려 오를 수밖에 없다.

'다들 싸우고 있었다. 나도 싸우는 중이다. 처음에는 싸움 상대가 가지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산은 그냥 가만히 있을 뿐이다. 나와 싸우는 거나. 내 속에 있는 나, 포기하고 싶은 나와 싸우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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