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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한글 현판' 더 달까…국민 200명 목소리 듣는다

노컷뉴스

정부가 광화문 한자 현판 아래에 한글 현판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개 토론회를 연다. 광화문의 역사성과 한글의 상징성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부, 첫 '모두의 토론회' 개최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는 26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주제로 첫 '모두의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에는 국민 200여 명과 관계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좌장은 양현미 상명대 교수가 맡고,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장, 정재환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배웅규 중앙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행사는 KTV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며, 참석자들은 모바일 현장 투표로 실시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정부가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여는 것은 지난 3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문체부는 최휘영 장관이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에게 기존 한자 현판 아래 한글 현판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보고한 이후 공론화 절차를 진행해 왔다.

최 장관은 세종대왕 탄신일인 지난 5월 15일 한글 유관기관 간담회에서 "(한글 현판 병기는) 국민의 뜻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도 중요하다"며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 이후에도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설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이번 토론회에서 곧바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격렬한 찬반 논쟁…결론은?
이번 토론회에서도 광화문의 역사성과 한글의 상징성을 둘러싼 치열한 찬반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찬성 측은 광화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 공간인 만큼 한글 현판을 추가해 우리 문화와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지난 토론회에서 "한글은 대한민국 정체성의 기반인데 국가 상징 공간인 광화문에는 한자만 있다"며 "한글 현판 설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주성을 세계에 드러내는 헌법적 가치의 실현"이라고 말했다.

또 광화문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머물던 경복궁의 정문이라는 점에서 한글 현판이 역사적 의미를 더욱 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은 "한글은 우리 민족을 오늘날까지 이끈 혁신의 산물"이라며 "광화문 한글 현판 설치 역시 문화 발전을 위한 혁신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반대 측은 광화문을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바라본다. 수차례 훼손과 복원을 거쳐 어렵게 원형에 가깝게 복원된 만큼 현재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화문은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고종 2년인 1865년 재건됐다. 당시 현판은 훈련대장 임태영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문루가 다시 불탔고, 이후 복원 과정에서 현판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1968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이 설치됐고,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는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이 이 한글 현판을 떼고 정조의 글씨를 집자한 한자 현판으로 바꾸려 했지만, 한글 관련 단체와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8월에는 고증을 거쳐 흰 바탕의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다. 이후 2017년 1893년 광화문 사진이 재조명되면서 현판 색상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고, 2023년 10월 검은 바탕에 금박 글씨를 쓴 현재의 현판으로 다시 교체됐다.

서일대 홍석주 교수는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단다면 최근에 복원해 겨우 제모습을 갖춘 고종 당시 광화문의 모습을 왜곡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원형에서 멀어지는 복원이 아닌 원형에 가까워지는 복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덕 전 국립문화유산연구소장도 "시류에 따라 문화유산을 변형하는 것은 과거의 물질적 증거를 조작하는 일"이라며 "과거에 개입하지 말고, 과거가 당시 사회와 문화를 스스로 증언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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