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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위 '질들이기' 위한 충정도식 환대, 의미가 남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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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위 '질들이기' 위한 충정도식 환대, 의미가 남다르네

극단 배꼽의 <서울촌놈_질들이기>(남덕현 원작, 박세환 각색, 진유리 연출)를 보기 위해 지난 12일 금요일,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에 있는 '문화공간 새벽'을 찾았다. 이 극장은 두진백로아파트 단지 내 상가 지하에 있는데, 이 극장에 한 십여 년 만에 다시 온 듯하다.

평일 저녁 소극장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남녀노소 관객들로 가득 들어찼는데, 지하소극장의 호황이 무척 이채로울 수밖에 없다. 지역 연극제는 단순한 작품 발표의 장이 아니라, '특정한 지역'에서 바라보는 세계 인식과 그 재현의 방식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충북민족극한마당'이 갖는 의미 역시 여기에 있다. 수도권 중심의 주류 작품 생산과 유통 구조 바깥에서, 지역 연극은 이와는 다르게 직접적인 생활 감각과 지역정서가 담긴 언어를 통해 동시대를 포착한다. 흔히 지역 연극 작품을 익숙한 연극적 관습에 안주해 수동적이고 실험성이 미흡하다고 재단하기 일쑤여서 오히려 그 연극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과소평가할 때가 많다.

극단 배꼽은 충북 증평에 터를 잡고 2011년 창단한 극단으로 이제 꽤 세월을 먹었다. <서울촌놈 질들이기>, <결전의 때>, <달밭골 이야기>, 기록극<청주를 담다>, 인형극<동구의 고무신>, <탐이 나타났다> 등의 다양한 창작공연 활동으로 지역민을 꾸준히 만나고 있다.

이번 <서울촌놈 질들이기>는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충청도의 힘>(*남덕현 원작 소설을 '예술공장 두레'에서 제작)과는 극중 인물의 시점 변화나 연극의 개방성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는데, 극단 연보를 보니 2015년 박세환 작가의 각색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그만큼 지금까지 숱하게 공연을 올리면서 개작이 있었을 텐데, 그 덕분인지 오늘따라 객석은 마치 가족초대석처럼 작정이나 한 듯 이 연극에 열렬한 호응을 보낸다. 제대로 한 편의 연극 만들기를 위해 소극장에 모인 이들이 극중 월전리 사람이 되었다가, 또 순식간에 밭작물이 되고, 장날 구경꾼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한마음으로 뭉친 것도 인상적이다.

이 연극은 켜지고 꺼지는 주백색 조명 스위치의 단순함만으로도, 겨우 달 하나 뜨고 지는, 마을 표지석과 작은 둔덕과 평상 하나를 놓고, 금세 무대를 충청도의 힘, '능청'으로 채워버린다. 아마도 이 연극은 극단 배꼽만이 할 수 있을 것 같고, 이 배우들 아니면, '질들이기'를 제대로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

"겨우 달 하나 뜨고 지는, 마을 표지석과 작은 둔덕과 평상 하나를 놓고,

금세 무대를 충청도의 힘, '능청'으로 채워버린다."

'길들이기'가 아닌 '질들이기'

연극은 충청도 시골 마을 월전리(*'월전리'가 있는지 실제 검색까지 해보니. 충북 옥천에 월전리가 있긴 하다.)에 서울에서 사위 '남서방'이 오는 데서 연극은 시작한다. 도시 사람이 촌으로 이주한다는 설정이 크게 낯설지 않지만, 제목에 포함된 '질들이기'라는 표현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길들이기'가 아닌 '질들이기'는 충청도 방언의 포용적 뉘앙스를 품으면서, 표준어 질서에 균열을 내는 사소한 농담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언어적 차이는 사실상 관계의 방향을 미묘하게 전도시키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를 '길들이는'것이 아니라, '질을 들인다'는 말은 단순한 훈육이나 순치(馴致)의 의미를 넘어 '버릇을 들이고 체질을 바꾼다'는 이전의 습속을 통째로 바꾼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질들인다'는 것을 억누르고 강압하는 것이 아닌 농촌공동체의 생활 밀착적인 감각을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내면서 이를 순화시키고 지역성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도·농 주민과의 관계 방향을 미묘하게 전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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