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변동' 피했지만 9440억 마련 어떻게…SK그룹 주가 향방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을 확정하면서 SK주가 향방을 둘러싸고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문학적인 자금 마련을 위해 최 회장이 주식 처분 및 담보대출, 배당 확대 등에 나설 것이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법원이 주식 분할이 아닌 현금 지급 방식을 결정하면서 SK그룹을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은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원 및 지연손해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최 회장이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한 지 9년 만에 나온 파기환송심 판단으로, 이는 2심이 인정한 1조3808억원에서 약 43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재판부는 SK 주식을 포함해 3조원에 가까운 자산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산정하면서도, 최 회장의 그룹 성장에 대한 기여도 등을 감안해 주가 산정 시점을 항소심 변론종결일(2024년 4월 16일) 기준으로 잡아 9440억원을 재산분할금으로 인정했다. SK주가는 2심 변론종결일 당시 16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24일 기준 60만원대로 크게 상승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판결이 SK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그룹 전반의 경영권을 둘러싼 핵심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심 대비 재산분할 산정액이 30% 이상 줄어든 점도 부담을 줄였다.
일단 재산분할이 주식 자체가 아닌 현금 지급으로 결정되면서, 최 회장으로서는 지분 변동을 피하고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노 관장이 지분을 직접 확보할 길이 막히면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불식된 셈이다.
다만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 마련은 최 회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SK그룹사 지분을 둘러싼 추측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수년에 걸친 재판 과정에서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 위해 SK 주식 대량 매각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계속됐지만, 증권가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양도세 등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보통주 지분은 17.90%(약 8조5200억원)로, 이를 통해 그룹사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실제 주식 처분은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적지 않은 금액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보유 지분 일부를 매도할 수는 있겠지만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최 회장의 경우 주식 양도소득세도 상당한 상황"이라며 "경영권 안정 관련 이슈들을 생각해도 직접적인 주식 매도를 시도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어떤 식의 테마로 엮일지는 모르겠지만 기업의 본질 자체만을 따졌을 때 SK의 경영권에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주주들로서는 사실 중립적인 사안이라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보유한 비상장사 SK실트론(29.4%) 지분을 매각하거나 지주사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안 등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판결 직후 증권가에서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이 내려졌던 2024년 6월 당시 공개됐던 보고서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하나증권은 SK텔레콤을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최근 SK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문제를 줄일 방안으로는 우량 자회사 배당 확대가 사실상 유일하다"며 "배당금 지불 능력이 높은 SK텔레콤이 배당 증대에 나서며 우량 자회사들의 배당이 그룹 총수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는 구조로 전환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총수인 최 회장의 현금 확보 필요성이 커진 만큼, 우량 자회사로 꼽히는 SK텔레콤을 필두로 한 그룹 전반의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가 내려진 지난 24일 SK(-3.82%), SK하이닉스(-8.34%), SK스퀘어(-9.17%) 등 SK그룹주 전반이 큰 낙폭을 기록한 반면, SK텔레콤은 장중 한때 5%대 급등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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