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읽고 '장난 아니겠다' 싶어... 내 경험치 믿지 말자 다짐"

[그 장면, 이 사람] 영화 <눈동자> ①에서 이어집니다.
"(영화가) 조금만 더 가면 될 것 같은데."
지난 6월 24일 개봉한 영화 <눈동자>가 손익분기점(관객 180만 명)을 앞둔 가운데 그는 "제작사를 비롯해 홍보사에서도 애쓰고 계신다. 좀 더 관객이 들면 좋겠다"며 간절한 바람부터 드러냈다. 그는 이태윤 촬영감독이다. 영화 <아저씨>(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변호인>(2013), <덕혜옹주>(2016) 등을 거친 베테랑인 그 또한 온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21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촬영감독은 "제안받았을 때 우선 스페인 원작 영화 <줄리아의 눈>부터 봤다"며 "(연출을 맡은) 염지호 감독님이 한국 정서를 감안해서 차별성 있게 각색했더라"고 참여 이유부터 전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제작사 드림캡쳐의 김미희 대표가 제 촬영감독 데뷔작이었던 <라듸오 데이즈>(2008)의 제작자기도 했다"며 오랜 인연 또한 밝혔다.
<눈동자>는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 서진이 스토킹 위협을 피하며 쌍둥이 동생 서인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배우 신민아가 1인 2역으로 서진과 서인을 연기했고, 배우 김남희가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로 분해 긴장감을 더했다.
[관객의 장면] 범인의 정체 눈채 챈 서진... 반전의 실마리
개봉 이후 온라인 관람평에서는 범인의 정체를 추측하게 하는 단서와 반전 장면이 자주 언급됐다. 염 감독이 "정통 스릴러를 표방했다"고 말했듯, 관객들은 영화 곳곳에 배치된 단서를 토대로 범인을 추리했다. 특히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서진이 지인의 집으로 피신한 뒤 붕대를 푸는 장면에 대한 반응이 눈에 띄었다. "붕대를 푼 뒤 범인의 정체를 확인하는 순간이 짜릿했다", "그 집에서 붕대를 벗는 순간 나까지 떨렸다"는 식이다. 해당 장면은 아래와 같다.
지인의 집으로 피신한 서진은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눈을 가린 붕대를 푼다. 회전형 할로겐 난로의 불빛이 방 안을 훑는 순간, 죽은 동네 청년이 생전에 건넨 쪽지의 내용을 확인한다. 범인의 정체를 폭로하는 내용이다. 곧 자신을 피신시켜 준 지인이 방문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고, 서진은 황급히 다시 붕대를 감는다.
"그 장면이 등장하기 전까지 감독님과 얘길 많이 했다. 눈치 빠른 관객은 이미 영화 중반부터 범인을 알 거라 생각해서 조금씩 힌트를 줄지 아예 다 가리고 갈지 말이다. 너무 감춘 나머지 범인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 관객의 실소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목소리라든가 뒷모습을 보여주며 추측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회전형 할로겐 난로를 통해 인물에게 향했을 때 딱 얼굴이 드러나도록 콘티 단계 때부터 설계한 결과였다. 배우들에게도 연기할 때 빛이 오는 순간에 맞춰서 해달라고 부탁해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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