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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0만 영화감독의 처방전 "쓸모있게 우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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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0만 영화감독의 처방전 "쓸모있게 우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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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 여자아이가 거실에 무릎 꿇고 앉은 친구의 뺨에 스티커를 붙인다. 발톱에 색을 칠하고, 얇은 옷 속으로 끌어당겨 맨살에 얼굴을 묻게 한다. 친구는 반항하지 않는다. 그저 빤히 본다. 여자아이가 다 크고 나서도 여전히 웃으며 그 자리에 앉아 있다. 무릎을 꿇고, 여전히 그만을 바라보면서. 그만을 기다리면서.

유튜브에서 조회수 250만 회를 달성한 단편영화 <나의 선한 친구에게>는 한 여자와 그의 선한 친구, 선풍기에 대한 이야기다. <나의 선한 친구에게>는 이윤선의 첫 감독작이기도 하다. 영화감독이자 음악가, 배우이자 유튜버인 그에게 '멀티 예술가'라고 칭하자, 수줍은 얼굴을 했다. 지난 15일 이 감독을 만났다.

사소한 것들을 포착하는 시선

길가에 떨어진 음식에 모여든 개미 떼와 버스 창틀에 앉은 파리, 밤마다 우는 냉장고와 한여름 거실에 놓인 선풍기. 이윤선의 카메라는 대개 사람들이 지나치는 것들 앞에서 멈춘다. 그런 것들을 소재로 그는 영화와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

- 영상들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넘기는 순간을 지나치지 않아요.

"저희 아버지가 시를 쓰시거든요. '시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물어보니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십 분 이상 바라볼 수 있으면 시인이 돼' 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는 그걸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셨지만, 저는 그냥 뭐든 거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반대로, 뭐든 십 분 이상을 바라보면 그 대상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믿어요."

- <나의 선한 친구에게>에서는 선풍기가 친구처럼, <나의 차가운 딸>에서는 냉장고가 딸처럼 등장해요. 사물에 인격과 감정을 부여하는 시각이 자주 보이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여러 사물 중에 제가 선택한 것들은, 사람으로 바꿨을 때 기묘한 느낌이 드는 것들이에요. 사람이 아닌 것이 사람이 될 때 느껴지는 위화감에서 사람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선풍기나 핸드폰은 언제나 사람의 얼굴을 향해 있는데, 이들을 사람의 모습으로 바꾸면 상대를 빤히 보는 그 모습이 이상하죠. 사물을 가지고 사람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데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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