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로 갈린 운명... 파리 생 제르맹, 아스널 물리치고 챔피언스리그 2연패
전후반 90분 그 이상의 시간도 모자라 30분이 넘어가는 연장전을 통해서도 1-1 점수판을 바꿔내지 못한 챔피언스리그 결승. 2015-16 시즌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가 연고지 라이벌 AT 마드리드를 이긴 것처럼 승부차기에서 운명이 엇갈리고 말았다. 아스널 FC 다섯 번째 키커 가브리엘의 왼발 킥이 크로스바를 넘어간 것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파리 생 제르맹(프랑스)이 한국 시각으로 31일(일) 오전 1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5-2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아스널 FC(잉글랜드)와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를 4-3으로 끝내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반짝반짝 빛나는 빅 이어 트로피를 가장 높게 들어 올렸다.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 위업에 도전하는 아스널 FC가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골을 먼저 넣으며 푸슈카시 아레나를 붉은 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중앙선 부근 옆줄 가까이에서 파리 생 제르맹 센터백 마르퀴뇨스가 로빙 패스를 시도했지만 바로 앞 선수의 몸에 맞고 뒤로 흐른 공을 향해 아스널 FC 골잡이 카이 하베르츠가 빠른 역습 드리블에 이은 과감한 왼발 슛을 5분 4초만에 차 넣었다. 슛 각도가 결코 넉넉하지 않았지만 카이 하베르츠의 왼발 슛은 파리 생 제르맹 골키퍼 사포노프의 머리 위 높은 지점을 노린 것이다.
곧 개막할 북중미 월드컵 독일 국가대표 명단에 공격수로 이름을 올린 카이 하베르츠는 이 골로 2020-21 시즌 포르투에서 열린 결승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당시 첼시 FC 유니폼을 입고 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1-0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었는데, 이렇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골 이상 넣은 선수 목록(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가레스 베일, 사무엘 에투, 라울 곤잘레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마리오 만주키치, 세르히오 라모스)에 카이 하베르츠의 이름을 새롭게 포함 시킨 것이다.
디펜딩 챔피언 파리 생 제르맹이 전반에 따라붙는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62분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활약을 펼친 덕분에 극적인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템포 빠른 2대 1 패스로 아스널 FC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파고든 크바라츠헬리아의 드리블을 아스널 수비수 모스케라가 태클로 넘어뜨린 것이다. 여기서 파리 생 제르맹 선수들은 모스케라에게 두 번째 옐로카드를 줘서 퇴장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다니엘 지베르트(독일) 주심은 페널티킥 판정만 내렸다.
이 중요한 순간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우스만 뎀벨레가 침착한 오른발 인사이드 골을 64분 16초에 아스널 FC 골문 왼쪽 구석으로 낮게 차 넣은 것이다.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낸 파리 생 제르맹 날개 공격수 크바라츠헬리아가 77분에 빠른 스피드의 단독 드리블에 이은 왼발 대각선 슛으로 역전 결승골까지 노렸지만, 아스널 수비수 루이스-스켈리의 아슬아슬한 슬라이딩 태클에 걸리고 말았다.
파리 생 제르맹의 후반 교체 멤버 브래들리 바르콜라는 추가 시간도 거의 다 끝날 무렵 빠른 드리블로 극장 결승골 기회를 잡았지만 각도를 잃은 왼발 슛이 옆그물을 때려 연장전을 알리는 휘슬 소리를 듣고 말았다.
30분 이상의 연장전에도 결승골은 나오지 않았다. 연장 종료 직전 아스널의 후반 교체 멤버 요케레스가 결정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파리 생 제르맹 수비수들이 몸을 날려 그 공을 막아냈다.
결국 운명의 승부차기가 이어졌고 파리 생 제르맹의 곤살루 하무스의 오른발 골로 시작했는데, 우승 갈림길은 아스널의 두 번째 키커 에베레치 에제의 오른발 킥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파리 생 제르맹 골키퍼 사포노프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뜸을 들이다가 찬 오른발 킥이 왼쪽 기둥 밖으로 벗어난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아스널 FC는 곧바로 다비드 라야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 덕분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파리 생 제르맹 세 번째 키커 누누 멘데스의 왼발 슛을 라야가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냈기 때문이다.
이어 아스널 FC의 마지막 키커 가브리엘의 왼발 킥이 너무 높게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파리 생 제르맹이 극적으로 챔피언스리그 두 시즌 연속 우승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아스널 FC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꿈을 품고 부다페스트로 날아왔지만, 승부차기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뽑힌 이강인은 벤치에서 대기하기만 하여 국내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지만 파리 생 제르맹의 당당한 일원으로 두 시즌 연속 우승 세리머니에 참가해 빛나는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5-2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결과
(5월 31일 오전 1시, 푸슈카시 아레나, 부다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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