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기사들의 분노... 검찰총장 출신 전관 선임한 사장님

김동욱(50대)씨는 레미콘 믹서트럭 운전을 합니다. 그가 일하는 경기도 김포시의 레미콘 제조회사는 레미콘을 만들어 수도권의 건설 현장에 납품합니다. 이 회사는 직접 고용한 정규직 노동자가 17명입니다. 영업을 통해 건설 현장에 판매하는 직원들입니다.
생산된 레미콘을 믹서트럭에 싣고 건설 현장에 납품하는 김씨와 같은 운송 노동자는 42명으로 정규직보다 훨씬 많지만, 모두 간접고용 노동자입니다. 외부의 파견업체를 통해 공급받는 파견 기사가 35명, 지입차량 기사가 7명입니다.
2025년 기준 전국 레미콘 믹서트럭의 등록 대수는 약 2만 6400대입니다. 레미콘 운송총연합회에 따르면 이 중 90%가량인 약 2만 2000대의 레미콘 운송기사들은 이른바 지입차량 기사입니다. 레미콘 믹서트럭을 소유하고 레미콘 제조회사와 계약해 일을 합니다. 형식상으로 개인사업자로 1회의 배송 업무에 대해 보수를 받습니다.
수도권 기준으로 2026년 1회당 운송단가는 8만 원입니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레미콘 믹서트럭 1일 최대 운행 횟수는 5회인데, 건설경기가 위축된 2026년 현재 1일 평균 운행 횟수는 5회보다 적은 약 4회라고 가정하면 1일 평균 32만 원의 보수를 받습니다. 한 달에 평균 18일에서 19일을 운행하므로 약 570만 원에서 600만 원의 수입을 올릴 것입니다.
레미콘 운송기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입차량 기사들 외에도 레미콘 제조회사가 직접 소유한 레미콘 믹서트럭을 운전하는 월급제 기사들이 3600명 정도 됩니다. 이들은 레미콘 제조회사 소유의 차량을 월급을 받고 운전합니다. 수도권에서는 레미콘 제조회사들이 월급제 기사를 직접 고용하기보다는 파견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합니다. 인건비가 싸기 때문입니다.
레미콘 믹서트럭 파견 기사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
김동욱씨도 레미콘 운송일을 시작하면서 서울특별시에 소재한 인력파견업체에 채용되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전자근로계약을 했고 파견업체 담당자의 얼굴은 보지도 못했습니다. 월급을 주는 파견업체는 서울에 있는데, 경기도 김포시의 어느 레미콘 제조회사에 파견되어 일했습니다. 이렇게 김씨가 일하는 레미콘 제조회사는 서울에 있는 3개의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운송기사의 80% 이상을 공급받습니다.
김씨의 임금을 보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기본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월급이 215만 6880원입니다. 여기에 월 26시간의 연장근로를 조건으로 포괄연장수당 40만 2480원이 지급되고, 월 2일의 휴일근로를 조건으로 23만 7680원의 포괄휴일수당을 받습니다. 월 고정급은 약 280만 원으로 이를 월 근로일수 18일로 나누면 일급 약 15만 5000원이 나옵니다. 지입차량 기사의 일급 32만 원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물론 지입차량 기사들의 경우 자기 소유 차량에 대한 보험료와 자동차세, 감가상각비와 할부금 등 유지비를 고려하면 일급 32만 원보다 훨씬 적은 보수를 가져갑니다. 지입차량 기사들의 임금이 높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김씨와 같은 파견 기사들의 노동력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지입차량 기사의 절반에 불과한 저임금은 레미콘 제조업체가 파견 기사를 사용하는 핵심 이유입니다. 전국적으로 1000여 개의 레미콘 제조회사들 중 98% 이상이 중소기업입니다. 수도권의 중소레미콘 제조 회사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파견 회사를 통해 레미콘 기사를 공급받습니다. 파견 회사와 근로자파견계약을 맺고 파견 회사의 이익을 조금 챙겨주고는 파견 기사에게는 최저임금 수준의 인건비를 지급합니다.
문제는 레미콘 회사가 월급제 파견노동자를 지입차량 기사처럼 부려 먹는다는 데 있습니다. 지입차량 기사는 운송 횟수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습니다. 따라서 레미콘 회사에서 레미콘을 믹서트럭에 싣고 건설 현장에 이를 납품하는 1회의 운송이 완성되면 보수를 받습니다. 업무시간과 무관합니다. 차량정체가 일상인 수도권에서 레미콘 기사들이 생산된 레미콘을 건설 현장으로 운송하고 복귀하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김씨를 비롯한 파견 기사들은 파견업체와 근로계약상 오전 8시에 출근하여 오후 5시까지 일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월 26시간의 연장근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로 연장수당을 받습니다. 그런데 김씨를 비롯한 파견 기사들의 실제 출근 시간은 오전 7시입니다. 오전 8시에 배차를 받아 레미콘을 운송하려면 차량의 점검 등 할 일이 많아서 사실상 레미콘 제조회사가 오전 7시 조기출근을 강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차량정체나 건설 현장의 업무 대기로 복귀시간이 늦어지는 것은 예사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레미콘 믹서트럭은 건설기계로, 일반차량에 비해 위험 요소가 많은 만큼 안전을 위한 정비나 레미콘 납품 이후 믹서트럭의 세척 등 부수적 업무의 부담이 큽니다. 실제 일하는 시간은 월 26시간을 훨씬 더 초과하게 되는 것입니다.
레미콘 믹서트럭 운전 업무는 어째서 '파견'이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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