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도 혼자 견뎌서는 안 돼"... 전국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던 활동가들이, 이번에는 자신과 서로를 향해 말했다. 2026 공익활동가주간을 맞아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활동가들의 대화테이블이 열렸다. 각자의 현장에서 흩어져 일하던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이 왜 이 일을 계속하는지, 무엇에 지치는지, 무엇이 있어야 더 오래 활동할 수 있는지를 서로에게 물었다.
주간 마지막 날인 지난 7월 3일에는 전국의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으는 결과공유회 '공익활동가의 오늘을 말하다: 삶, 제도, 연대'가 열렸다. 사단법인 시민 김유리 처장의 진행으로, 경기·부산·대구·경북·제주·강원·충북 등 지역 공론장의 내용을 공유하고, 삶·제도·연대라는 공통 주제를 짚었다. 지역마다 활동가대회와 이야기마당, 온라인 타운홀, 충전박람회, 아침 모임, 지역 포럼 등 방식은 달랐지만, 여러 자리에서 반복해 등장한 주제는 같았다. 활동가의 소진과 회복, 건강한 조직문화, 지역 안에서의 연결, 사회적 인정, 그리고 지속가능한 활동 기반이었다.
삶: 소진, 그리고 돌봄
가장 무겁게 다뤄진 주제는 소진이었다.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은 7월 1일 '활동가 소진을 넘어, 돌봄으로'를 주제로 번아웃 대화테이블을 열고, 6월에 진행한 '공익활동가 번아웃 경험과 업무환경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공익활동가 478명이 응답한 이 조사에서 활동가의 평균 소진 점수는 3.09점(K-CBI 척도)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개인적 소진(3.43점)이 가장 높았고, 업무 관련 소진(3.15점), 관계 소진(2.69점) 순이었다. 소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활동 자원과 안정성 부족'이 꼽혔다. '업무에 필요한 인력·예산·시간 등의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4.12점), '부족한 자원을 개인의 과도한 노력으로 메워야 한다'(4.01점)는 문항이 전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35세 이하 활동가들은 직무 부담과 조직 문화, 활동 효능감 저하 등에서 전체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보였다.
발표를 맡은 동행 유은강 팀장은 지원의 관점을 '사후'에서 '예방'으로, 변화의 주체를 '개인'에서 '조직·사회·생태계'로 넓히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대화테이블을 진행한 민주주의기술학교 박운정 이사장은 "활동은 혼자 하는 게 아니듯, 번아웃도 혼자 견뎌서는 안 된다"며 "서로를 지키는 문화가 결국 나를 살리고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소진의 반대편에서 '돌봄'을 상상하는 자리도 있었다. 6월 29일 충남에서는 여성활동가들이 무창포 해변에 모여 1박 2일 단합대회를 열고, 그 메인 프로그램으로 대화테이블 '언니들, 우리 얘기 좀 해요'를 진행했다. 활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을 묻자 사명감과 신념도 나왔지만 가장 많이 등장한 답은 '함께하는 동료'였다. 여성활동가로서 겪는 어려움도 솔직하게 오갔다. "왜 실무는 여성활동가가 많은데 대표는 다 남자인가"라는 물음, 육아와 활동을 병행하는 부담,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했다고 느낀 순간들이 공유됐다. 한 참가자는 "1인 사무처라 일상적으로 안부를 물어줄 사람이 절실하다"고 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건강검진 결과까지 챙겨준 동료들에게 돌봄받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돌봄이 거창한 제도 이전에 서로를 향한 안부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대구에서는 청년 활동가 20여 명이 모인 '지역공익활동가 충전박람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번아웃 온도계'로 자신의 상태를 먼저 점검한 뒤, 익명 고민함에 마음을 털어놓는 '마음 테이블', 서로를 잇는 '연대의 실타래', 키워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가 텔레파시' 등을 돌며 회복의 시간을 가졌다. 서로를 응원하는 과정에서 회복 온도계가 급격히 오르는 '급속충전'의 경험이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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