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은 동네에, 암 수술은 광역에"... 국민이 제시한 지역의료 해법

"마냥 시골에 산다고 의료 체계에 불만만 가지고 '이래서 병세권으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토의를 통해 같은 생각에 대한 공감에 즐거웠고, 다양한 관점의 의견에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며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한다는데 긍정적인 정책이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되네요." - 시민패널 토론회에 참석한 강원도 거주 40대 참가자
의료 공백 우려와 지역 소멸 위기가 동시에 심화하는 가운데 국민들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지역·필수의료'의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내린 결론은 가장 현실적이었다. 감기 같은 경증이나 소아 야간 진료, 응급실처럼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서비스는 '내가 사는 동네(시·군·구)' 안에 갖추고, 암 치료 등 고난도 중증 수술은 '시·도 광역 단위'에서 완결성 있게 보장받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4일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1박 2일간 열린 '의료혁신 시민패널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를 발표했다.
성별, 연령, 권역뿐만 아니라 실제 의료 접근성까지 꼼꼼히 고려해 선발된 300명의 시민참여단은 한 달간의 사전 온라인 학습을 거쳐 이틀간 릴레이 집중 토론을 펼쳤다. 발표 내용에는 토론회에 온전히 끝까지 참여하고 세 차례 설문조사에 모두 참여한 291명의 의견을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경증·응급은 더 가까이, 고난도 수술은 거점으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의료서비스를 기능별·권역별로 배분해야 한다는 인식이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시민패널 10명 가운데 6명은 자신이 거주하는 시·군·구 안에서 반드시 보장돼야 할 의료서비스로 경증 진료와 소아 야간진료, 24시간 응급실, 분만 서비스를 꼽았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골든타임 치료 역시 기초적인 지역의료 기능으로 인식됐다.
반면, 맹장수술 같은 일반 입원·수술은 '인근 시·군을 묶은 진료권(52.2%)' 범위에서, 암 수술 등 고난도 중증 진료는 '광역 시·도(52.9%)' 단위에서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암과 같은 중증·고난도 수술은 광역 시·도 단위 거점병원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52.9%로 가장 높았다.
분임토의 과정에서도 "현실적으로 모든 동네에 대형 수술실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증 질환일수록 수술을 많이 해본 숙련된 집도의를 찾아 광역권 거점병원으로 이동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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