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커버리지1건1개 미디어
정치
진보 성향

파리에서 확인한 사형폐지의 세계... 한국은 어디에 서 있는가

오마이뉴스
파리에서 확인한 사형폐지의 세계... 한국은 어디에 서 있는가

지난 6월 30일 화요일부터 7월 2일 목요일까지, 파리에서 열린 '제9회 세계사형폐지총회'(9th World Congress Against the Death Penalty)에 참여하였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심각한 기후위기를 실감한 프랑스 파리, 다행히 총회 기간에는 최고기온 26~28도 정도로 유럽의 멋진 날씨를 느낄 수 있었다.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사형제 폐지에 대한 각국 활동가들의 열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에서 상근 활동을 하며, 2023년부터 3년간 '사형제 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가 주최하는 사형제 폐지 및 대체형벌 도입 관련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논문과 자료집을 찾아가며 공부하고, 토론회 현장에서 이미 오랫동안 사형제 폐지 연구를 해오신 교수님, 연구원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당히 많은 배움을 축적했다.

사실상 사형폐지국인 대한민국에서 제도적 폐지를 어떻게 이뤄나가야 할지, 인권에 부합하는 대체형벌 도입 논의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상으로 지난해 11월 서울대학교 공익법센터에서 진행하는 사형제 폐지 국제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하여 각국의 정치체제, 인권 친화도 등과 사형제 존속의 관계성을 살펴보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형을 마지막으로 집행한 시기가 30여 년 전인 만큼 사실상 사형제도가 그 기능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사형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은 요원한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주기적으로 사형제 대체 형벌 법안이 발의되고 있으나,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만이 논의되며 인권에 부합할 수 있는 대체형벌이 무엇인지 깊이 있는 공론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핵심은 그 누구도 사법부 또는 입법부가 인권에 부합하는 결단을 내릴지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없으며, 결단이 늦어질수록 '정의'와도 멀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총회에서는 세계 각지의 활동가들과 사형제 폐지 운동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하였다. 이를 통해 사형제 폐지가 우리 사회에 지니는 본질적 의미를 되짚어보고, '사람을 위한 제도'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고민하여 이를 국내 활동에 적용하는 소중한 계기로 삼고자 하였다.

세계 100여 개국 활동가들이 모인 '사형폐지' 국제 논의의 장

제9회 세계사형폐지총회는 전 세계의 사형제도 폐지와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정부 관계자, 인권운동가, 법조인, 시민사회가 함께 모여 논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이다. 국제 사형폐지단체인 ECPM(Ensemble Contre la Peine de Mort)의 주최로 진행되었으며,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모인 정치인, 외교관, 법조인, 학자, 시민사회 활동가 등 15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첫날에는 ECPM의 회장과 사무총장, 그리고 최근 사형제 폐지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레바논과 모로코에서 스피치를 했다. 레바논과 모로코 모두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마지막 사형 집행이 약 20-30년 전인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이다.

레바논의 경우 올해 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사형제를 폐지하고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이 의결되었고, 모로코는 2024년 유엔 총회에서 다루어진 '세계 사형 집행 유예(모라토리움) 결의안' 표결에 처음 찬성 표를 던진 것에 이어 2025년 의회와 시민사회가 연계하여 사형제 완전 폐지 법안 논의를 본격화하였다.

이번 스피치에서 모로코는 제10회 세계사형폐지총회 유치의 뜻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또 하나의 큰 이벤트는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의 연설이었다. 마크롱은 현장에서 사형제 폐지는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핵심 원칙'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사형폐지 국제세미나에서 주로 논의된 '민주주의 성숙도와 사형제의 관계'와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정부의 공식행사도 아닌, 인권의 문제를 다룬 행사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사실이 매우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프랑스는 이미 1981년에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로서, 각국의 사형제 폐지를 논하기 위한 자리에 당당하게 얼굴을 비췄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과 대만, 비슷한 고민... 사법부와 정치권의 역할은

둘째 날에는 우리나라의 전 헌법재판관 김기영 교수님이 패널로 참여하는 세션을 경청하였다. 5개국 전 헌법재판관들이 패널로 참여해 사형제 폐지를 위한 사법적 역할에 대하여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토론하는 자리였다.

전체 내용보기 ...

전문 보기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

관련 뉴스

관련 뉴스 제보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