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오세훈 유죄…'명태균 게이트' 법원 판단 공통점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 재판부는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합치를, 오 시장 재판부는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에 관한 공모관계를 각각 인정했다.
오는 24일에는 김건희씨의 정치자금법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예정돼 있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사건 항소심도 진행 중이어서 명태균 게이트를 둘러싼 후속 사법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법원 "오세훈 의뢰·김한정 대납" 공모 판단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 원, 사업가 김한정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오 시장 사건에서 재판부가 유죄 판단의 전제로 삼은 것은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이 연결된 공모관계'였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강 전 부시장이 조사 진행에 관여한 뒤, 후원자인 김씨가 그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요청한 사실이 없고, 김씨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맡기고 비용을 지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 시장이 당선을 위한 여론조사를 의뢰한 만큼 조사 비용은 정치활동에 쓰이는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제3자인 김씨가 이를 대신 부담한 행위는 오 시장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이 공모해 김씨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고 인정했다.
이 같은 공모관계 인정은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에서 법원이 여론조사 무상 제공을 둘러싼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합치'를 인정한 것과 맞닿아 있다. 명시적인 계약이나 비용 지급 약속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당사자들의 역할과 행동이 연결돼 있다면 정치자금 수수에 관한 합의나 공모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판결이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과 쟁점과 구조가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정빈 변호사(법무법인 소울)는 "결국 두 사건 모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며 "오 시장 사건도 여러 정황을 종합해 여론조사 의뢰가 있었다고 판단한 점에서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유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법원, 10차례 여론조사 중 5차례 '의뢰·대납' 모두 인정다만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포함된 10차례 여론조사를 일괄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여론조사마다 오 시장 측의 의뢰가 있었는지, 김씨의 송금이 해당 조사 비용을 대신 낸 것인지 각각 따졌다.
그 결과 2021년 1월 하순 실시된 비공표 여론조사 3차례와 같은 해 2월 초·중순 실시된 공표용 여론조사 2차례에 대해서는 의뢰와 대납을 모두 인정했다. 이들 조사와 관련해 김씨가 대신 지급한 것으로 인정된 금액은 모두 2100만 원이다.
반면 다른 비공표 여론조사 4차례는 오 시장 측이 의뢰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선거 국면 후반 실시된 공표용 여론조사 1차례는 오 시장 측의 의뢰는 인정했지만, 김씨가 약 한 달 뒤 송금한 500만 원이 해당 조사 비용이라는 점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결국 재판부는 오 시장 측의 의뢰와 김씨의 비용 대납이 모두 연결된 조사에 한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명태균 게이트' 법원 판단 이어진다…24일 김건희 상고심 선고
오는 24일에는 김건희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예정돼 있다. 당초 지난 16일 선고가 예정됐지만,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혐의 1심 유죄 판결문 등을 의견서와 함께 제출하면서 기일이 한 차례 연기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가 여론조사 무상 제공을 둘러싼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합치'를 인정한 점 등을 대법원이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도 부산고법 창원재판부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김 전 의원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대가로 세비 등 8070만 원을 주고받고, 지방선거 공천 추천과 관련해 예비후보들로부터 2억4천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을 심리한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피고인들 사이에 공천의 대가에 관한 약속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명씨의 증거은닉교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 같은 '명태균 게이트' 사건 재판들은 김건희씨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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