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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외교, 짧은 대화했지만 관계 개선 '안갯속'…中, 美 눈치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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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된 후 처음으로 양국 외교장관이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관계 타개의 실마리는 여전히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22일 정오께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현장에서 왕 부장과 마주쳤을 때 인사를 나누고, 중일 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외교적인 대화"였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정식 회담은 아니라며 회의 사이에 "서로 스쳐지나가는 형태로 접촉의 기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모든 수준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말해왔다"며 "지역의 평화에 일본, 중국은 큰 역할을 맡고 있다. 대화를 계속하는 게 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국 외교장관의 접촉은 지난해 11월 관계가 악화된 후 처음이기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부정적인 견해도 강하다. NHK는 "경제적 압력 등 중국 측 태도에 변화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상황을 타개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중국 측의 향후 행보를 신중하게 파악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양국 외교장관이 접촉했음에도 "대립 국면 타개를 위한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측은 중국 담당자와 중국어 통역사를 모테기 외무상과 동행시켜 왕 부장과의 접촉에 대비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후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며 일본과의 대화를 거부했기에, 왕 부장이 모테기 외무상과의 접촉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양국 외교장관은 자연스럽게 접촉했으며, 대화는 통역 없이 이뤄졌다.

그러나 인사가 중심인 짧은 대화였으며 "중일 간 개별 안건에 관한 구체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중일 관계 소식통은 요미우리에 밝혔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대화를 나눈 것에는 의의가 있으나, (관계) 개선으로 연결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게다가 중국 외교부는 관련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았다. 린젠(林剣)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중일 외교장관의 접촉에 대해 "회담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언급을 피했다.

중국 측이 '미국'을 배려해 왕 부장이 모테기 외무상의 접촉에 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마닐라에서 기자들에게 중일 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현지에서 일본 NHK와 인터뷰를 가지고 "중국의 발언은 매우 공격적이며 특히 일본을 표적으로 삼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접근을 무기로 이용하고 있으며, 아마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일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일 관계가 악화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왕 부장이 모테기 외무상과 대화한 배경에는 "대미 관계를 안정시키고 싶은 중국 측의 일정 (부분) 배려를 했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대화 이외 부분에서 중국 측은 접촉을 피한 모습이다. 양 장관은 아세안 회의 3일 간 회의 중 동석한 바 없었다. 모테기 외무상이 참석한 21일 밤 만찬엔 왕 부장이 없었다. 23일 아세안과 한중일 외교장관이 모인 회의에서도 왕 부장은 결석했다. “일본과의 동석을 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는 짚었다.

중국은 필리핀과 일본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반발하고 있다. 필리핀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나, 아세안 회의를 계기로 필리핀과 2년 만의 외교장관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일본과는 차별화된 대응이다.

아사히는 중국이 필리핀과 일본에 대해 차별화된 대응을 함으로써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일본에 대한 강경한 태도도 유지하고 있다. 아세안 회의에서 왕 부장은 일본을 겨냥해 "군국주의의 부활은 단호하게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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