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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과 알타리김치에서 자본주의의 종말을 읽는 사람들

오마이뉴스

80년대 <백 투 더 퓨처>와 <슈퍼맨>을 보며 주인공의 활약에 순수하게 열광하던 우리 세대는, 어느 순간부터 영화를 볼 때마다 감독이 숨겨놓은 의도를 찾기 시작했다. 아마 그 변화의 출발점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내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작품 속에는 롱기누스의 창을 비롯해 성서에서 차용한 상징과 명칭들이 곳곳에 등장했고, 등장인물들이 쏟아내는 난해한 대사와 복잡한 서사는 단순히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소비하기 어려웠다. 당시에는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성서와 신화, 철학까지 들춰보며 작품 속에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려 애썼다.

거기에 세기말 등장한 워쇼스키 감독의 <매트릭스>는 이러한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제 영화는 직관적인 스토리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철학과 종교, 상징과 음모론까지 함께 해석해야 하는 대상으로 변했다. 관객들은 영화를 있는 그대로 즐기기보다 화면 곳곳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고, 감독의 의도를 추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기 시작했다. 어느새 우리는 '해석 없이는 영화를 볼 수 없는 세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어도 정답은 없다. 어쩌면 그 정답은 감독과 작가만이 알고 있는 영역인지도 모른다. 관객은 작품을 해석할 수는 있지만, 그 해석이 곧 감독의 의도와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부터 감독은 베일에 싸인 예언자처럼 신격화되기 시작했다. 관객은 감독조차 의도하지 않았을 법한 장면에 거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모든 장면을 치밀하게 계산된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감독의 머릿속을 읽어내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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