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수 성향
가기 힘든 곳 떠올리며… 여행 넘어 향수를 읊다
동아일보

한시에는 구절마다 지명을 넣어 읊는 독특한 시 쓰기 방식이 있다.
남조(南朝) 송나라 사장(謝莊)의 작품으로부터 비롯한 것이라 하는데(‘自潯陽至都集道里名爲詩’), 우리 한시 중엔 고려 말 권근(權近·1352∼1409)의 다음 시가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인 듯하다.시인이 1389년 왕명으로 당시 명나라의 서울이었던 금릉(金陵)을 다녀오며 남긴 연작시 중 한 수다.
“머물러 있는 동안 지나온 곳들을 헤아린다(淹滯之中, 數其經歷也)”라는 부제처럼, 시인은 육로와 해로를 경유한 이역만리의 체험을 읊었다.
다만 실제 이동 경로를 순서대로 기록한 것은 아니다.
현실의 지명과 상상 속 공간을 교묘하게 엇섞으며 사행 경험과 감회를 담아냈다.
실제 지명인 사문도(沙門島), 갈석산(碣石山), 연(燕), 요(遼)와 전설 속 신선의 공간인 봉래(蓬萊)와 영주(瀛洲)가 나열된 뒤 부소산(扶蘇山)과 자하동(紫霞洞)이란 우리 지명을 제시하여 자신의 향수를 드러냈다.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인 디 에어(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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