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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간질환 치료 접근성 높여야"…국회서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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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저는 25년 동안 진단을 기다렸고, 치료를 기다렸고, 희망을 기다렸습니다. 해외 환자들은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아직도 치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희귀 간질환인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환자인 권영숙씨는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여성 희귀 간질환 PBC 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29일 이같이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도로 마련됐으며 의료계와 환자단체, 보건의료 정책 관계자들이 참석해 중년 여성 건강권, 희귀 간질환 정책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문제를 논의했다고 입센코리아는 전했다.

PBC는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해 간 내 담관이 손상되는 만성 희귀 간질환이다. 극심한 피로감과 가려움증 같은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질환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간경변, 간부전, 간암, 나아가 간이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PBC는 중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간질환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1차 치료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는 질환 진행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시기의 치료 기회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돌봄 부담 큰 중년 여성…"건강 사각지대"

이날 주제 발표에서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첫 번째 발표를 맡아 중년 여성 건강의 중요성과 건강 불평등 문제를 조명했다. 박 교수는 중년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 부모와 자녀 돌봄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지만 건강 문제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연자로 나선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PBC를 비롯한 희귀 간질환이 국내 간질환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을 받아온 현실을 언급했다.

강 교수는 대한민국이 B형·C형 간염 관리와 국가검진 확대,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경변과 간암 예방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왔지만, 희귀 간질환은 여전히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질환 정책이 질환이 충분히 악화된 이후의 치료뿐 아니라, 질환 진행을 막기 위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접근성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희귀 간질환 환자와 가족의 실제 목소리도 전달했다. 방현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희귀 간질환 환자와 가족의 실태조사 결과와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발표했다.

방 국장은 "희귀 간질환은 환자 혼자만의 질환이 아니다"라며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 가족 전체가 함께 감당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했다.

◆"치료 접근성 향상 위해 개선 등 필요"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의료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환자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희귀 간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 향상과 지원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희귀 간 질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기 진단 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진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무증상, 피로감만으로는 (PBC 등 희귀 간 질환에 대한) 진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해당 질환과 검진의 필요성 등 홍보가 강화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보험 급여 적용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강 교수는 토론에서 "약 처방이 가능한 시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고 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처방이 어렵고 가계가 흔들릴 정도로 비싸다면 약이 있어봤자 그림의 떡"이라며 "급여 적용이 되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환자들과 의료계의 의견에 관련 기관 역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숙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약등재부장은 "해당 치료제 등이 신속등재 시범사업 대상이 되지 않아도 신청하면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검토할 수 있게 하겠다"며 "대상 품목과 질환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신청이 접수되면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될 수 있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김형민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약관리부장도 "재원이 한정됐고 질환의 중증도 등을 따져 순차적으로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단에서도 환자들의 목소리가 가능한 한 신속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참석자들은 바이러스성 간질환 중심의 성공적인 국가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희귀 간질환 역시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보건의료 어젠다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좌장으로 참여한 장은선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오늘 논의가 PBC 환자들의 현실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실질적인 지원과 치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e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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