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하다 망하면 이사 간다"는 동네에 6년째 살고 있습니다

"주식 하다가 망하면 OO으로 이사 가려고요."
얼마 전 참여한 점심 접대 자리였다. 주식 투자 이야기로 시작된 대화는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옮겨갔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던 한 참석자가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다. 순간 쓴웃음이 나왔다. 그 사람이 '망하면 간다'는 그곳에 6년째 살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그 망한 동네에 사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웃으며 손을 번쩍 들었다. 농담으로 받아쳤지만, 대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내 거주지가 밝혀지자, 이번에는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움) 이야기가 시작됐다.
"OO에서 △△까지 어떻게 다녀요? 왕복 3~4시간은 걸리지 않아요?"
함께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회사에서 20~30분 안팎 거리에 살고 있었다. 출퇴근길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없다며 '삶의 질'이 최고라고 말했다. 모두가 직주근접이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걸어서도 출근할 수 있다는 여유를 자랑하는 이들 사이에서, 졸지에 나는 '망한 지역에 사는, 삶의 질이 바닥인 사람'이 되었다.
객관적으로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나는 지하철만 편도 1시간 20분, 하루 왕복 3시간 반 정도를 길 위에서 보낸다. 누가 봐도 참으로 긴 통근 시간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4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은 왕복 1시간 14분이다. 수도권 평균도 1시간 22분 수준이다. 내 통근 시간은 평균의 거의 2.5 배다.
장시간 통근이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나 역시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출퇴근이 너무 힘들어 이직을 고민했던 적도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그들의 말을 곱씹었다. 그들의 잣대로 보면 내 삶의 질은 낮아야 하지만, 나는 억울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누군가에게는 최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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