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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얼굴 자리를 대신한 붓질… 공허한 세계에 의미 불어넣는 예술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동아일보
![예수 얼굴 자리를 대신한 붓질… 공허한 세계에 의미 불어넣는 예술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7/26/134366991.4.png)
여기 한 폭의 그림이 있다.
누군가 검은색 배경에 흰색 천을 두 손으로 들고 있다.
그 흰 천의 중앙에는 회갈색의 얼룩 같은 붓 터치가 있으니, 그림 안에 또 그림이 있는 셈이다.
핀란드의 화가 헨니 알프탄이 2014년에 그린 유화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다.
대체 이 그림의 취지는 뭘까.
집요하게 극사실적으로 대상을 묘사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기상천외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복합적인 구성이 있지도 않다.
그러나 이 평범해 보이는 그림은 2000년에 걸친 서양문명사를 집약한다.서양미술사에 익숙한 사람은 ‘아브라카다브라’를 보는 순간, ‘베로니카의 베일(Veronica‘s Veil)’을 떠올리게 된다.
유럽의 대형 미술관에 가면 예수의 얼굴이 찍힌 천 그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한 그림의 제목은 대개 ‘베로니카의 베일’이거나 ‘베라 아이콘(Vera Icon·참다운 아이콘)’이다.
‘베라’는 ‘참’을 뜻하기도 하고, ‘베로니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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