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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갈 필요 없네, 거창에서 백두대간 기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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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갈 필요 없네, 거창에서 백두대간 기운 받으세요

지난 19일, 아내와 함께 경남 거창으로 '반값여행'(농어촌 인구감소지역 관광 활성화를 통해 도입된 제도로, 여행경비의 50%를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준다)을 떠났다. 목적지는 최근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거창산림레포츠파크. 도착한 순간 여기가 정말 한국이 맞나, 싶었다.

멀리서 바라본 거대한 손 모양 전망대는 한국인들에게 인기 여행지인 베트남 다낭 바나힐의 골든브릿지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규모는 원조보다 작았지만, 백두대간 능선과 어우러진 풍경은 베트남과는 전혀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해발 750m 백두대간의 품

이 거대한 손 모양 전망대와 다양한 레저시설을 갖춘 거창산림레포츠파크는 해발 750m에 조성된 산림복합관광시설이다. 2014년 첫 삽을 뜬 이후 10년간 총 457억 원이 투입돼 2024년 준공됐으며, 2025년 3월 25일 정식 개장했다. 산림휴양과 레포츠, 전망시설을 한곳에 집약한 이곳은 거창군이 추진해 온 동서남북 관광벨트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관광지다.

대표 시설인 트리탑 전망대는 총길이 133m, 평균 높이 10m 규모의 산책로가 조성됐다.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끝자락에서 높이 18m의 손 모양 전망대 '라이트핸드(Right Hand)'가 모습을 드러낸다.

백두대간의 기운을 떠받든다는 의미를 담은 거대한 손 조형물의 전망대로 이어지는 철제 계단은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어린이나 노약자도 비교적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다만 바닥 일부가 철망 구조로 되어 있어 발아래 숲이 그대로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전망대 정상에 오르면 남쪽으로는 고제저수지가 북쪽으로는 덕유산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발아래로는 울창한 숲이, 시선을 들어 올리면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지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했다. 해외 유명 전망대가 화려함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면, 이곳은 한국 산하만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북 무주군 무풍면과 차량으로 5분 거리기에 전북과 충청권에서도 접근성이 뛰어나다. 전주에 거주하는 필자 역시 '거창은 경상도라 멀다'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차로 1시간 3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행정구역만 다를 뿐 생활권이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순간, 왜 이제야 이곳을 찾았나 싶어 아쉬웠다.

'근심'을 '빼어난 경치'로 바꾼 수승대의 사연

거창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는 수승대다. 덕유산 자락을 따라 흐르는 맑은 위천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이곳은 예부터 '영남 제일의 동천(洞天)'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수승대가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이유는 빼어난 풍광뿐만이 아니다. 그 이름에 담긴 역사와 사연 또한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본래 이곳은 혼란했던 삼국시대에 백제가 신라로 떠나는 사신을 배웅하던 국경지대로, '근심하며 떠나보낸다'는 뜻의 수송대(愁送臺)라 불렸다. 그러나 조선 중종 38년(1543년), 퇴계 이황이 빼어난 풍광을 접한 뒤 "이처럼 아름다운 절경에 근심이라는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 곳에 대한 시를 짓고, '빼어난 경치를 찾아 즐긴다'는 의미의 수승대(搜勝臺)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한때 근심을 품었던 장소가 퇴계의 시 한 편을 통해 아름다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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