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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안무 "바흐 음악을 몸에 수혈받는다"…현대무용 새 지평여는 시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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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올해로 29주년을 맞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26, 이하 시댄스)'가 동시대적인 클래식을 담은 안무부터 대중 매체를 통해 얼굴을 알린 스타 무용가의 진솔한 무대까지, 현대무용의 벽을 허무는 장을 마련한다. 올해 시댄스는 '협업'을 넘어 '연결'을 이야기한다. 한국을 포함한 8개국이 참가해, 해외초청, 국제합작, 국내초청, 기획제작을 통해 총 31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29일 서울 종로구 교원투어 강연장에서 열린 '제29회 시댄스 2026' 기자간담회에는 이종호 예술감독을 비롯해 김재덕, 김재진, 정보경, 정윤정 안무가와 진옥섭 연출가, 임현정 피아니스트 등이 참석해 각자의 창작 과정과 포부를 밝혔다.

이번 축제의 가장 혁신적인 무대 중 하나는 안무가 김재덕과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라이브 협업 '[그래도, LIVE]'다.

철저하게 계산된 바흐의 '평균율'을 어떻게 즉흥 춤으로 표현할지에 대해 두 예술가는 남다른 철학을 공유했다. 임현정 피아니스트는 "대위법이라는 굉장히 복잡한 언어이자 엄격한 바흐의 음악을 어떻게 자유로운 즉흥 안무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지 기대가 크다"며 "과거에는 무용에 맞춰 음악을 끼워 넣는 경향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제약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음악 위에 무용이 다른 차원을 심어주는 과정이 경이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에 김재덕 안무가는 "피아노라는 악기에서 제 몸으로 음악을 수혈받았을 때 어떤 느낌으로 표현될지 궁금하다"며 "클래식은 결코 고정된 클래식이 아니라 끝없이 순환하는 컨템퍼러리(현대예술)라는 느낌을 받았다. 동시대적 클래식을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즉흥성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들의 협업은 오는 9월 10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트리플 빌 형식으로 펼쳐진다. 관객의 이야기를 받아 즉석에서 춤과 음악으로 표현하는 팀 카타르시스의 '신청곡 콘서트'를 시작으로, 바흐의 곡을 신체 언어로 전사하는 임현정·김재덕의 '댄싱 바흐', 그리고 라벨의 곡을 특유의 역동적인 미학으로 재해석한 모던 테이블의 '볼레로'가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대중적인 인기를 넘어 안무가로서의 본질을 증명하려는 젊은 춤꾼들의 고민도 공개됐다. 연애 예능 '솔로지옥' 등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김재진 안무가는 '시댄스 투모로우' 무대에 서는 심경을 전했다.

김재진 안무가는 "얼굴이 알려진 김에 안무를 해봤는데 많은 사람에게 내 사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좀 부끄러웠다"며 "이번 무대에서는 거창한 이야기보다 희망이 없어지고 팍팍하고 냉소적으로 변하고 있는 동시대 또래들의 삶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무의미한 것들 속에서 재미와 메시지를 느낄 수 있도록 '눈썹'이라는 구체적인 주제를 춤으로 표현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재진이 참여하는 기획 무대 '시댄스 투모로우'는 9월 15일과 18일 서울무용창작센터에서 진행되며, 그를 포함해 개성과 감각이 돋보이는 9명의 신진 안무가들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오늘의 질문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 출신 안무가 7인이 나서는 '시댄스 투모로우'의 연출을 맡은 정보경 안무가는 신진 안무가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 안무가는 "이 친구들이 대중들에게는 무용수로 각인되어 있지만, 사실 그전부터 안무 작업을 열심히 해온 분들"이라며 "한국 무용계를 이끌 새로운 주역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믿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본인의 신작 '각시: 까르르'에 대해서는 "학창 시절 용돈을 모아가며 보러 다녔던 의미 있는 축제에서 전통과 한국성을 지키는 작업을 선보이게 되어 축제처럼 기쁘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 6일 나루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각시: 까르르'는 2016년 초연작의 확장판으로, 소녀에서 아내, 그리고 어머니로 변화하는 여성의 삶을 인형과 오브제를 활용해 해학적이고 동시대적인 움직임으로 그려낸다.

전통춤과 지역 무용수들의 외연을 확장하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진도 무당들의 굿을 모티브로 한 '씻김'을 연출하는 진옥섭 연출가는 "씻김에 나오는 장단들에 현대적인 선율이 들어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작업"이라며 "전통과 현대가 만나 춤이 갈 수 있는 새로운 모양을 보여주는 것이 올해 축제 주제인 '트랜스(Trans)'에 부합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9월 16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무악(巫樂)과 만나는 몸의 자전'은 무용수들의 몸짓과 악인의 굿음악이 어우러져 한바탕 움직임의 고해성사를 치르는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비욘드 서울(Beyond Seoul)' 섹션을 통해 군산에서 초청받은 정윤정 안무가 역시 "지역 초청으로 작품을 올리게 되었는데, 이 계기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안무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윤정 안무가는 9월 16일 서울무용창작센터에서 열리는 지역 초청 트리플 빌 무대를 통해, 타인에 의해 흐릿해졌던 존재가 다시 선명해지는 과정을 담은 신작 '블러(Blur)'를 선보인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올해 축제의 방향성에 대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분열 현상이 극을 향해 치닫고 있는 요즈음, 예술축제도 이의 해소를 위해 다소나마 기여를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화두를 떠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제도 도서관이나 오페라하우스처럼 한 국가의 문화 인프라"라며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국가대표급 고품격 대형 순수예술축제의 육성을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절된 시대를 춤으로 다시 연결하자는 '트랜스(TRANS×TRANCE)'를 화두로 내세운 제29회 시댄스는 오는 9월 2일부터 19일까지 강동아트센터, 나루아트센터, 스페이스76, 서울무용창작센터 은평, 서울남산국악당, 은평문화예술회관 등 서울 시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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