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로 바꾸세요"…日 경찰 사칭 보이스피싱에 80대 女 2억원 피해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자금세탁 사건을 수사 중입니다. 당신 앞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교토시에 거주하는 80대 여성은 자신을 경시청 경찰관이라고 소개한 남성으로부터 이 같은 전화를 받았다.
이후 우체국 직원과 검찰청 직원을 사칭한 인물들도 차례로 전화를 걸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어 자산 확인이 필요하다"고 속였다. 이들은 "현금은 부피가 커 압류하기 어렵다"며 금으로 바꿔 보관하라고 유도한 뒤 "압류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금 구매를 지시했다.
여성은 이들의 말을 믿고 시가 약 2200만엔(약 2억원) 상당의 1㎏ 금괴를 구매했다. 이후 범인의 지시대로 금괴를 자택 앞에 내놓았다가 이를 거둬 간 일당에게 그대로 빼앗겼다.
일본에서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현금 대신 금괴를 구매하게 한 뒤 이를 가로채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 자료에 따르 지난해 '가짜 경찰 사기' 피해액은 약 1005억엔에 달했다. 이 가운데 금괴를 노린 사건은 전국 35개 도도부현에서 163건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약 58억엔으로 집계됐다.
금괴를 노린 사기는 올해 들어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3월 말 기준 관련 피해는 잠정 집계로 77건, 피해액은 약 35억엔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일본 나라시에서는 70대 남성이 1억엔이 넘는 금괴를 빼앗겼고, 5월 중순부터 6월 초 사이에도 요코하마시와 시즈오카현에서 금괴와 현금을 함께 편취당한 사례가 잇따랐다.
경찰 수사 결과, 범죄 조직은 피해자에게 귀금속 판매점에서 금괴를 구매하도록 한 뒤 자택 현관 앞이나 공원, 대형마트 주차장 등에 두게 하고, 이후 수거책이 이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냈다.
실제 검거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미야기현 경찰은 경찰관으로 속여 70대 자영업 남성으로부터 시가 약 1억884만엔(약 17억원) 상당의 금괴 74개와 금화 43개를 가로챈 혐의로 나가노시의 40대 남성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공범들과 함께 피해자에게 "당신의 행위는 사기에 해당한다. 자산 확인이 필요하다"고 속인 뒤 금괴와 금화를 도쿄의 한 아파트로 보내도록 해 이를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는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찰청은 귀금속 판매업체와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금괴 구매를 요구받거나 보이스피싱 피해가 의심될 경우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수사기관이 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금괴 구매나 자산 이전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nsun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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