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 규제완화 추진…시청권보다 사업자 수익이 우선?

"방송은 광고상품이 아니라 공적 자산이다. 시청자의 권익은 방송사업자의 수익보다 앞선 가치이며, 방송 공공성은 시장논리로 대체될 수 없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방송 공공성과 시청권을 훼손할 우려가 큰 이번 방송광고 규제완화 입법예고를 철회하고, 방송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시민의 시청권을 함께 보장할 수 있는 종합적인 미디어 정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아래 방미통위)가 6월 15일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7월 27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한다. 방송프로그램 편성시간당 광고시간 규제를 폐지하고 하루 단위 광고총량 규제로 전환하는 한편, 중간광고가 허용되는 프로그램의 최소 길이를 현행 45분에서 30분으로 줄이고 프로그램 길이에 따른 중간광고 허용 횟수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자막광고와 가상광고, 간접광고의 크기도 화면의 4분의 1에서 3분의 1까지 확대하고, 가상광고 허용 대상 역시 어린이·보도·시사·논평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으로 넓히겠다고 한다.
방미통위는 방송광고 시장의 침체에 대응하고 방송시장 활성화와 양질의 콘텐츠 제작재원 확충을 위해 광고규제를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방송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종합대책이 아니라 방송사업자가 프로그램 곳곳에 광고를 더 많이, 더 크게, 더 자주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전면적인 규제완화에 불과하다. 광고 확대가 시청권과 프로그램의 완결성, 방송의 공공성에 미칠 영향은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자의 단기 수익 확대를 우선하고 있는 것이다.
상위법 목적에 역행하는 시행령 개정안
방송법 제1조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민주적 여론형성과 국민문화의 향상을 도모하며,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이라는 방송법의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방송법 시행령은 이러한 상위법의 목적과 원칙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하위법령이다. 따라서 시행령을 개정할 때 최우선 기준은 방송사업자의 수익 확대가 아니라 시청자 권익과 방송의 공적 책임,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여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이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방송법의 목적은 뒷전으로 한 채 사업자의 광고수익과 시장 활성화만을 앞세웠다. 광고시간과 횟수, 크기와 허용범위를 일제히 확대하면서도 시청자의 불편과 광고 회피권, 프로그램의 완결성, 광고와 콘텐츠의 명확한 구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청자의 화면과 시청시간을 더 많은 광고에 내주는 것이 방송의 발전이나 공공복리 증진과 동일시될 수는 없다. 시청자 권익과 방송 공공성을 후퇴시키는 이번 개정안은 방송법의 목적을 구현하기는커녕 그 근간을 뒤흔드는 조치다.
시간당 규제 폐지는 광고의 '집중 편성'을 허용한다
이는 단순한 규제 단위의 변경이 아니다. 시청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광고량은 하루 평균이 아니라 자신이 시청하는 프로그램과 시간대에 얼마나 많은 광고가 몰려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하루 총량만 지켰다는 이유로 특정 프로그램에 광고를 집중한다면 시청자의 선택권과 시청 흐름은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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