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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값으로 만난 모네와 로댕, 이게 예술이구나

오마이뉴스
커피 한 잔 값으로 만난 모네와 로댕, 이게 예술이구나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표현이다. 나 역시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는 그 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더욱이 남편은 젊은 시절 일본에서 생활한 경험으로 당시의 기억 때문인지 일본 여행을 그다지 권하지 않았다. 내가 일본 여행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남편은 일본에서 겪은 불편했던 경험과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곤 했다. 그러다가 방학을 맞아 7월 12일부터 16일까지 태국에서 출발하여 직접 발을 디뎌 본 일본은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도 남편의 이야기로 묘사된 모습과도 사뭇 달랐다.

공공 표지판에는 한글이 함께 표기되어 있었고, 공항과 전철에서는 한국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와 혼자 여행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도시 곳곳에는 메이지 신궁과 센소지 등 오랜 역사와 현대 문화가 공존했고, 시민들은 예술과 문화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었다. 도쿄 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옷차림과 익숙한 여름 날씨까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순간 서울의 어느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중에서도 우에노 공원의 국립서양미술관은 일본에 대한 내 생각을 바꾼 공간 중 하나였다. 이곳은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명인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1956년 디자인을 시작하여 일본 장인의 섬세한 시공으로 1959년에 문을 열었다. 세계적인 명화와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예술을 일상처럼 향유하는 모습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익숙한 표현 너머의 일본을 새롭게 만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우에노역에서 내리면 우에노 공원 입구 쪽으로 나와 몇 분만 걸으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이 미술관은 화려한 외관보다 담백한 직선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환경 가이드라인을 지켜 시선을 방해하는 것이 없어서 보는 맛이 시원하다. 건물 앞마당에는 로댕의 대표작인 <생각하는 사람>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이 있다.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부터 세계적인 걸작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본격적인 작품 감상을 시작하기 전 아름다운 프롤로그를 먼저 만난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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