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되네? 농어촌 작은 고등학교에 등장한 '구원투수'

교육 현장에 조용한 혁명이 일고 있다. 학생 수 급감으로 복수 과목을 가르치는 순회 교사마저 구하기 힘들어진 농어촌 소규모 고등학교에 '온라인학교(공립 각종학교)'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단순히 강사의 일방적인 강의를 화면으로 시청하는 기존의 '인터넷 강의(인강)'가 아니다. 교사와 학생이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실시간으로 토론을 벌이고, 교사가 직접 설계한 인공지능(AI) 챗봇과 '스무고개'를 하듯 사고를 확장하며, 가상 공간에서 모의 주식 투자를 함께하는 '진짜 교실'이다.
미래 교육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충남도교육청(교육감 이병도)의 담당 장학사, 충남온라인학교 관계자들을 최근 차례로 만났다.
"태안 끝자락 안면고엔 윤리 교사가 없다"
"태안 끝자락에 있는 안면고등학교에는 도덕·윤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상주하지 않습니다. 충남온라인학교는 이처럼 소규모 학교에 전담 교사가 없는 윤리, 경제, 일반사회, 제2외국어 등의 과목을 책임지며 도농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시형 충남도교육청 장학사)
그동안 충남 서해안이나 남부권 농어촌 소규모 고등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교사 1명이 3~4개 과목을 가르쳐야 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교사가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수업을 하는 '순회 교사제'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이는 지속 가능한 해법이 아니었다. 특히 고교학점제 시행은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도농 간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대안이 바로 '충남온라인학교'(충남 예산군 봉산면, 교직원 18명)다. 지난 해 문을 연 충남온라인학교는 소속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은 과목의 수강을 원하는 도내 15개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과목을 운영 중이다.
일례로 태안의 만리포고와 예산의 덕산고 학생들이 온라인 공간에 동시에 접속해 중국어 수업을 함께 듣는 방식이다. 현재 2학년 300여 명(11개 학교 5개 반), 3학년 200여 명(11개 학교 4개 반)으로 사회, 과학, 체육, 예술, 제2외국어, 한문, 교양, 기술가정, 경제 등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 있다.
김시형 충남도교육청 장학사는 천안이나 아산 같은 도심 지역과 농어촌 지역의 격차를 지적했다.
"천안, 아산 같은 도심은 학교 규모가 커서 다양한 과목 개설이 가능하지만, 서해안이나 남부권 농어촌 소규모 고등학교는 개설 자체가 어렵죠. 충남온라인학교가 바로 이 격차를 메워주고 있습니다."
특히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는 농어촌 소규모 고등학교에서 '온라인학교'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더욱 명확히 보여주었다. 학생 수 부족으로 다양하고 전문적인 과목을 개설하기 어려웠던 소규모 학교들에 온라인학교가 과목 선택의 숨통을 트여주었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아주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학생에게 직접 배울 과목을 고르게 하는 '선택 주도성'을 주고, 선택한 과목에서 최소 성취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학점을 주지 않는 '책임'을 가르치는 겁니다. 상위권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배움의 의지를 잃었던 학생들에게도 공부할 동기를 줍니다. 충남온라인학교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과 책임 교육을 동시에 실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김시형 충남도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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