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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싹, 아스팔트 걷힌 주차장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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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싹, 아스팔트 걷힌 주차장의 대변신

도심과 자연이 가장 아름답게 공존하는 공간, 한밭수목원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형 수목원인 이곳은 약 37만4000제곱미터 규모다. 남문광장과 문화시설을 포함한 둔산대공원 권역은 약 57만제곱미터에 이르는 녹색 공간을 자랑한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은 1993년 대전엑스포 관람객들의 주차장이었다. 아스팔트가 걷힌 자리에는 약 2000여 종, 50만 그루의 식물이 뿌리를 내렸고, 지금은 대전을 대표하는 녹색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도심이 자연을 회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는 곳

지난 22일 오전, 이응노미술관에서 이응노와 김창열 두 화백의 작품 세계를 둘러본 뒤 한밭수목원으로 향했다. '한밭'은 대전의 옛 이름으로 '큰 밭'을 뜻한다. 이제는 자연이 빚어낸 또 하나의 작품을 만날 차례다(관련 기사 : 먹선과 물방울, 두 거장의 예술을 만나다).

한밭수목원은 엑스포시민광장을 사이에 두고 동원과 서원으로 나뉜다. 먼저 동원으로 들어섰다. 장수길이 숲속으로 발길을 이끌었다. 키 큰 나무들이 만든 초록 터널 아래에서는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도 한결 누그러지고, 매미 소리가 숲을 가득 메운다.

길을 따라 걷자 연못이 모습을 드러낸다. 연잎 사이로 분홍빛 연꽃이 피어나고, 물 위에 놓인 징검돌과 수면에 비친 숲과 하늘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화목정에 앉아 잠시 쉬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연잎과 매미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도심의 소음과 번잡함은 어느새 멀어진다.

수국원과 관목원, 화목원, 희귀식물원을 둘러보았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고 숲길에는 짙은 녹음이 이어졌다. 걷다 보니 한여름의 무더위도 어느새 잊혔다. 한밭수목원은 다양한 식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도심 속 생태의 보고다.

수목원에서는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 미국쑥부쟁이 같은 생태계 교란종도 만난다. 외래종이 토종 생물의 서식지와 먹이사슬을 위협해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알리며,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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