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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한 프로 바둑기사 "인내의 한 수, 나를 성장시키죠"[당신 옆 장애인]

뉴시스 속보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신진서 9단이 인공지능(AI) '카타고'를 꺾으며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장애계에서도 금메달 2개를 획득한 프로 바둑기사가 있다. 장애인 최초로 입단대회를 통과해 프로에 입단한 김동한 기사가 그 주인공이다.

25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나눈 김동한(33) 기사는 지체장애인이다. 어릴 때 수술을 해야 했던 그는 한창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병원에 있던 게 마음에 걸렸던 부모님의 권유로 바둑과 만났다.

처음에는 소위 '알까기'부터 시작해 오목을 하는 등 재미로 접했지만 점차 승부의 묘미를 느끼면서 바둑을 본격적으로 대하게 됐다.

그는 "몸이 불편하다보니 장애인바둑대회를 자주 나갔는데 거기서 '장애인 중에는 바둑 프로기사가 없는데, 만일 네가 된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동한 기사는 바둑의 길에 들어섰고 명지대 바둑학과에 진학하며 장애인바둑 관련 논문도 썼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패러게임에서는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정환 9단, 이슬아 5단과 함께 체육연금을 받는 프로 바둑기사 3인 한 명이다.

프로 입문이 쉽지만은 않았다. 장애로 인해 오래 앉는 게 어려웠고 수술과 재활을 하며 공백기도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지를 못해서 처음에는 무릎을 꿇고 하다가 인어공주처럼 자세를 바꾸기도 했다. 또 겨울처럼 날씨가 춥거나 기온이 급변하면 형언할 수 없는 통증이 온다. 그럴 때는 좀 억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바둑알을 손에서 놓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동한 기사는 "바둑은 내가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해서 보상을 받는 느낌이 든다. 지더라도 복기를 통해 실력을 늘리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게 명확히 보였다"며 "특히 참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인내해서 견디고 마지막에 이겨낼 때 성장을 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갖은 노력 끝에 지난해 2월 제16회 일반입단대회에서 32세 나이에 프로에 입단했다. 이 대회를 통해 프로 자격을 갖춘 기사는 김동한 기사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프로 대회 전적은 49승 35패, 승률은 약 60%다.

최근 바둑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AI에 대해 김동한 기사는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환영했다. 그는 "몸이 아플 때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기분이나 감정이 쏠릴 수 있는데 AI는 과거의 행적이나 주위 배경에 관계없이 현재 가장 승률이 높은 수만 보고 최선만 얘기한다. 그런 걸 보고 주변 환경이 아니라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이 무엇인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동한 기사는 다른 장애인에게도 바둑을 추천한다고 한다. "바둑은 다른 공간 필요없이 의자랑 테이블만 있으면 된다. 바둑판이나 바둑알도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 부상의 위험도 거의 없다. 장애인 중에는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어려워하는 분도 계신데 바둑은 손으로 나누는 대화, 수담이라고도 한다. 바둑을 통해 바둑판 위에서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좋은 영향이다."

단 장애인에게 바둑을 가르칠 인프라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김동한 기사가 석사 논문을 통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258개 장애인복지관 중 바둑 교육이 이뤄지는 곳은 21곳 뿐이다. 대한체육회에는 바둑이 회원 단체로 들어가 있지만 장애인체육회에는 들어가있지 않다고 한다.

김동한 기사는 앞으로 바둑을 통해 여러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바둑을 통해 긍정적 영향을 많이 받은 만큼 나 역시도 바둑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성장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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