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수 성향
일련의 시도[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52〉
동아일보
![일련의 시도[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52〉](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7/24/134362278.1.jpg)
새로 살게 된 곳은 지대가 높아요.
가파른 골목에는 작은 세탁소 작은 꽃집 작은 전파사 그리고 작은 식당이 있어요.
작아서 모두 하나뿐이에요.
작은 식당은 슈퍼에서 가까워요.
영진슈퍼 앞 평상에는 늘어진 티셔츠를 입은 할머니가 앉아 있어요.
할머니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부채질만 해요.
나는 할머니 곁을 지나 식당에 가요.
식당 앞에는 길고양이들을 위한 물그릇과 밥그릇이 있어요.(중략)우리라고 불러도 될까요 본 적 없는 고양이 고양이 밥그릇 물그릇 꺾인 줄기에 꽃을 피워 올린 화분 산양과 나의 발 어둠에 기도처럼 잠기는 투명한 문과 창 그리고 영진슈퍼 할머니. ―이원(1968∼ )순한 동네를 생각하면 좋다.
순하다는 게 꼭 ‘온순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온순하다는 말은 대상의 성격을 한정하는 말이지만 순하다는 말은 성격 너머 여백과 시간의 흐름까지 껴안는 말 같다.
이 시를 읽으면 해 질 무렵, 야트막한 언덕에 어린 산양과 앉아 있는 기분이 든다.
화자는 “작은 세탁소 작은 꽃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
관련 뉴스
관련 뉴스 제보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