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들, 진화위에 재신청…"3기서 조사 기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박시영 인턴기자 =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다시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 등은 30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를 찾아 하미학살과 프억빈학살 피해생존자 및 유가족 9명을 대리해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신청은 3기 진실화해위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사건에 대한 조사 의지를 밝힌 이후 처음 이뤄진 신청이다.
단체에 따르면 하미학살은 1968년 2월 24일 발생해 주민 135명이, 프억빈학살은 1966년 11월 9일 발생해 주민 73명이 한국군에 희생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청인 중 하미학살 피해자·유가족 3명은 2기 진실화해위에도 진실규명을 신청했지만 '외국인에 대한 해외 사건'이라는 이유로 각하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며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하고 있다.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3기 진실화해위는 2기 결정에 구속되지 않고 새로운 판단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시 신청하게 됐다"며 "올해 안에 조사 개시 결정이 이뤄진다면 베트남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이 파병국가로서 당시 인권침해를 조사하는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기 당시에도 각하 결정은 한 표 차이였고, 현재 위원 구성이 바뀌었다"며 "3기가 2기에 비해 많은 진전이 이뤄진 만큼 다시 표결된다면 조사 개시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리인단은 이번 신청이 외교적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임 변호사는 "베트남 정부는 피해자들이 한국의 공식 절차를 통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막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며 "진실화해위가 조사 개시를 결정한다면 오히려 이를 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리인단은 피해자들의 고령을 고려해 신속한 조사 필요성도 강조했다. 단체에 따르면 최고령 신청자인 쯔엉티투(88)는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황호준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가족들조차 '잠든 뒤 다시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걱정할 정도로 고령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빨리 조사가 개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최근 대법원에 제출한 보충서면에서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사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사 필요성을 인정하고, 현행법 안에서도 정책적·행정적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eat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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