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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가 음악에 붙잡아둔 고향의 종소리[허명현의 클래식이 뭐라고]
동아일보
![라흐마니노프가 음악에 붙잡아둔 고향의 종소리[허명현의 클래식이 뭐라고]](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7/27/134375517.2.jpg)
어느 오후, 동네를 산책하다가 오래된 초등학교 앞을 지나게 됐다.
이미 수업이 끝난 시간이었지만 운동장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잠시 후 익숙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간 걸음을 멈추게 됐다.
특별할 것 없는 학교 종소리였는데도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움직였다.
점심시간을 기다리던 교실의 풍경,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공을 차던 기억, 방과 후 자주 찾던 교문 앞 문방구까지 한꺼번에 떠올랐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그 소리 하나가 오래전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던 것이다.
소리에는 이상한 힘이 있다.
특정한 소리는 우리가 지나온 계절과 공간을 순식간에 현재로 데려온다.
사람은 눈으로 본 풍경보다 귀로 들었던 풍경을 더 오래 간직하며 살아가는가 보다.
문득 러시아의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떠올랐다.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유난히 종소리 같은 울림이 자주 등장한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장엄한 도입부, 전주곡의 깊고 풍성한 화음들, 그리고 아예 제목 자체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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