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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인증 받고 훨훨" K-푸드, 20억 무슬림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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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전 세계 무슬림 인구가 20억명에 달하고 할랄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식품·외식기업들이 인증 제품과 현지 생산·운영 체계를 기반으로 이슬람권 소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외식기업들은 무슬림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다문화 허브인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할랄 인증을 확대하고 생산·운영 기반을 갖추며 남아시아와 중동으로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은 글로벌 할랄 식품 시장이 지난해 1조9759억5000만 달러에서 올해 2조2414억5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에는 3조6694억50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할랄 인증은 식품의 원재료뿐 아니라 제조·보관·유통 전 과정이 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지를 심사하는 제도다. 생산과 물류 과정에서 비할랄 제품과의 혼입 여부까지 관리해야 해 무슬림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현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주요 요건으로 꼽힌다.

인구의 60% 이상이 무슬림인 말레이시아에서는 할랄 인증이 식음료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통한다.

무슬림 인구가 약 60만명인 싱가포르는 할랄 인증 음식점 비중이 4% 수준에 그쳐 외식 브랜드의 성장 여지가 큰 데다 동남아와 중동 진출을 위한 운영 역량을 검증할 테스트마켓으로 평가된다.

다만 할랄 제품은 비할랄 제품과의 교차 생산이 제한되고 원재료와 생산 환경도 별도로 관리해야 해 일반 제품보다 개발 비용이 커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할랄 제품은 공장의 생산 환경부터 달라야 하고 재료를 비롯해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해 개발 원가가 일반 제품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재료와 레시피를 바꿔가며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추가 비용 부담에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할랄 인증과 현지 생산·운영 기반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식품·외식업계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다.

상미당홀딩스 계열은 베이커리와 외식 브랜드를 통해 동남아 할랄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조호르에 1만2900㎡ 규모의 할랄 인증 생산센터를 준공한 데 이어 올해 싱가포르 전 매장과 인도네시아 23개 전 매장의 공식 인증을 확보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생산부터 매장 내 조리·판매까지 MUIS 기준을 충족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빵과 케이크, 핫밀, 음료 등 전 메뉴와 공급망 전반에 인증을 적용했다.

빅바이트컴퍼니가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쉐이크쉑도 현지 4개 전 매장에서 JAKIM 인증을 획득했다. 2024년 현지 1호점을 연 이후 메뉴 재구성과 할랄 식재료 조달, 공급업체 전환 등 운영 전반을 개편한 결과다.

대상은 현지 생산·유통망과 할랄 제품을 결합해 동남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상의 동남아 법인 합산 매출은 약 7900억원으로 2021년보다 29% 증가했으며, 2030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브랜드 '마마수카'를 통해 김과 간편식, 소스·드레싱 등 200여개 제품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 제품에 할랄 인증을 적용했다. 주력인 김은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남아시아에서도 종교와 식문화를 고려한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BBQ는 이달 인도 벵갈루루에 1·2호점을 열고 모든 치킨 메뉴에 JAKIM 인증을 적용했다. 채식 소비층을 겨냥한 베지테리언 버거와 골든 컬리플라워도 함께 선보였다.

맘스터치는 싱가포르 최대 유통기업 페어프라이스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다음 달 14일 현지 1호점을 연다. 양사는 연말까지 3개 매장을 선보이고 향후 10년간 25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맘스터치는 싱가포르 진출을 위해 KMF 인증을 취득했으며, 말레이시아 JAKIM과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등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운영 경험을 쌓은 뒤 태국과 말레이시아, 중동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국내 기업들의 할랄 전략은 동남아와 남아시아를 넘어 이슬람 문화권의 본고장인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동남아에서 축적한 할랄 생산 경험을 토대로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11년부터 햇반과 김, 김치, 장류, 만두, 호빵, 설탕, 밀가루 등 100여개 제품의 인증을 확보했다.

2022년 준공한 베트남 롱안성 키즈나 공장에는 설계 단계부터 할랄 전용 생산동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가공밥과 김치, K-소스 등을 생산해 동남아와 중동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핵심 거점으로 삼아 '비비고 김스낵'과 '비비고 볶음면'을 전략 품목으로 육성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UAE 기업 알 카야트 인베스트먼츠(AKI)와 제품 유통 등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KI의 유통망을 활용해 까르푸와 룰루, 웨스트존 등 주요 채널 입점을 확대하고 향후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 인접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기업들의 할랄 사업은 현지 생산보다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며 수요를 확인하는 단계에 가깝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판매량과 매출이 안정적으로 늘어나야 현지 원료 조달과 생산시설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랄 시장 도전은 십수년 전부터 이어졌지만 과거에는 K-푸드 인지도가 부족했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시도해 볼 만한 배경도 없었다"며 "최근 K-컬처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식문화에 대한 관심과 제품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졌고, 국내 기업들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s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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