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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 폭염이 꺾였다, 제헌절 노래가 떠오른 이유

오마이뉴스
비가 오니 폭염이 꺾였다, 제헌절 노래가 떠오른 이유

오늘(14일) 비가 내렸다. 며칠째 이어지던 기록적인 폭염도 한풀 꺾였다. 아침부터 사람들의 입에서는 "살 것 같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뜨겁게 달아올랐던 도로는 식기 시작했고, 건물에 갇혀 있던 열도 조금씩 빠져나갔다. 비가 그친 뒤에는 바람이 다시 불었고, 짙은 구름은 한낮의 강한 햇볕을 가려주었다.

불과 몇 시간의 변화였지만 자연은 분명한 사실 하나를 보여주었다. 폭염을 누그러뜨리는 것은 결국 비와 구름 그리고 바람이라는 사실이다. 비는 땅을 적시고, 물은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빼앗으며, 구름은 태양 복사열을 줄여주고, 바람은 갇혀 있던 뜨거운 공기를 순환시킨다. 기후를 조절하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거대한 냉방 장치는 자연 그 자체인 셈이다.

기후 위기를 말할 때 우리는 탄소와 에너지, 첨단기술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 내린 비는 우리에게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비를 바라보고 있자니 며칠 뒤 맞이할 제헌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헌법을 기념하는 노래가 왜 하필 '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지, 문득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제헌절 노래는 왜 '비'로 시작할까

제헌절이 다가오면 헌법의 의미를 되새기는 글은 많다. 하지만 정작 제헌절 노래를 다시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구나 그 노래가 어떤 말로 시작하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비 구름 바람 거느리고 / 인간을 도우셨다는 우리 옛적…"

이 노랫말은 우리 건국 이야기로 전해지는 우사(雨師)·운사(雲師)·풍백(風伯)을 떠올리게 한다. 비와 구름, 바람을 맡아 자연의 질서를 다스리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은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도우는 것"이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 그것이 바로 홍익인간의 정신이다.

나는 이 대목이야말로 제헌절 노래가 전하고자 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면서 우리의 선배들은 국가의 출발점을 자연과 사람의 조화에서 찾았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나라를 꿈꾸었던 것이다.

세종은 비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함께 관리'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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