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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밌다는데 왜?" <호프> 조롱에 맞선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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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밌다는데 왜?" <호프> 조롱에 맞선 관객들

[영화계] 호불호 넘어선 조롱... 실관람객들 직접 나서

영화 <호프>가 지난 23일까지 누적 관객 264만 8443명을 기록한 가운데 SNS에서 개성 넘치는 밈(meme)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봉 2주 차를 맞으며 영화 속 외계인과 주조연 캐릭터를 활용한 AI 영상, 웹툰, 패러디 이미지 등 관객들의 2차 창작물이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개봉 직후 나온 조롱성 밈과 대조적입니다. 단순 감상평을 넘어선 반응이었는데요. "나홍진 감독이 찍은 게 아니다. 홍명보 감독이 찍은 게 틀림없다"(khe***)라며 한 누리꾼이 지난 15일에 단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줄평은 24일 현재까지도 가장 많은 공감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호프>에 별점 4점(5점 만점)을 준 이동진 영화평론가에게도 "나홍진 감독과 친분이 있다", "돈을 받았다"는 등 원색적 악플을 달았습니다. 영화를 호평한 사람들의 SNS에도 해당 평을 비난하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봉 후 첫 주말이 지나며 분위기는 달라진 양상입니다. 악플이 달리면, 반박에 재반박하며 서로 토론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비난성 댓글을 향해 "내가 재밌다는데 왜?",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는 등의 반박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유튜버 명예영국인(본명 백진경)은 "취향은 영어로 'taste'이고 말 그대로 입맛과 같은 것"이라며 "나는 부대찌개가 싫다고 부대찌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욕하지 않는다"고 SNS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동진 평론가 또한 지난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왜 그렇게까지 조롱을 하거나 화를 내시는 걸까"라며 "<호프>가 훌륭하다는 것은 저의 의견이다. 그리고 형편없는 영화라는 것은 당신의 의견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의견이 쏠린다고 해서 그 의견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박 글을 올렸습니다. 유명 평론가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그가 자신의 영화평을 2차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쓴 건 이례적입니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파이아키아에 <호프> 리뷰를 올렸던 그는 지난 23일 한 차례 더 영화의 미덕을 해석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 영화 홍보마케팅 관계자는 "이런 조롱성 밈이 주말을 지나며 줄어들고,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양새"라며 "유명 감독의 영화의 경우 초반에 악평이 달리는 현상이 종종 있다. <군체> 또한 개봉 초기 CGV 에그지수가 81% 수준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투자배급사 메가박스플러스엠도 온라인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메가박스플러스엠의 한 관계자는 "개봉 이후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직접 극장에 오셔서 보시고 여러 말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했습니다.

영화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정체불명의 존재와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약 10년 만에 내놓은 장편영화입니다. 그 사이 나 감독이 준비하던 또 다른 영화가 있었는데 투자 난항으로 제작 자체가 무산되기도 했죠.

이 대목에서 영화평론가 리처드 브로디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뉴요커, 100년의 이야기>에서 한 이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과 이를 평가하거나 무너뜨리는 데 걸리는 시간의 비대칭을 지적한 말입니다. <호프>를 둘러싼 최근의 격한 반응도 이 발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화 만드는 데 2년이 걸리고 보는 데는 두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걸 깨부수는 데는 2분이 걸리죠. 아니, SNS에선 2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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