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몫 200명이 해냈다"…'붉은사막' 개발진이 밝힌 600만장 흥행 비결
[요코하마(일본)=뉴시스]오동현 기자 = "이용자가 가장 원하는 부분부터 다듬었습니다. 다만 게임 고유의 색깔은 절대 잃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습니다."
글로벌 누적 판매량 600만장을 기록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Crimson Desert)'은 출시가 끝이 아니었다. 개발진은 게이머들의 불편 사항을 빠르게 고쳐나가며 게임을 끊임없이 다듬었다.
출시 두 달 만에 게임이 크게 변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업데이트는 신속했다. 그렇다고 모든 요구를 무작정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붉은사막다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재미를 높일 수 있는 피드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거대한 게임 세계와 방대한 콘텐츠를 단 200여명의 개발진이 완성한 비결도 함께 공개됐다.
펄어비스는 23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최대 개발자 컨퍼런스 'CEDEC(컴퓨터 엔터테인먼트 디벨롭스 컨퍼런스) 2026'에 참석해 대규모 오픈월드 개발 공정을 공유했다.
◆이용자 요구 따르되 '붉은사막다움' 지켰다
붉은사막은 출시 이후 난이도와 조작, 콘텐츠,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잇달아 개선했다.
이날 한 참석자는 "업데이트 속도가 빨랐고 출시 1~2개월 뒤에는 게임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용자 의견을 관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을 물었다.
개발진은 "이용자들이 가장 원한다고 판단되는 요소를 우선 검토했다"며 "핵심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이용자들이 더욱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사의 의도만 고집하거나 이용자의 요구를 무조건 따르기보다 개발진이 설계한 세계와 이용자가 원하는 경험 사이에서 균형을 찾은 것이다. 이 과정에는 ‘검은사막’을 10년 넘게 서비스하며 축적한 펄어비스의 운영 경험도 활용됐다.
◆1000명 몫 해낸 200명…'동시 작업'으로 한계 뚫었다
붉은사막의 배경인 파이웰 대륙은 대도시와 마을, 산과 숲이 쉼 없이 연결된다. 전투와 탐험, 미션과 캐릭터가 정교하게 맞물려 움직인다.
보통 이런 초대형 대작 게임(AAA급)에는 1000명이 넘는 개발 인력이 투입된다. 반면 붉은사막 개발팀은 약 200명 수준이었다.
개발진은 단순 야근이나 인력 추가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대신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 각 부서가 순서대로 일하는 대신, 전투·퀘스트·캐릭터·지역 제작을 동시에 진행한 뒤 하나로 합치는 '병렬 작업' 체계를 구축했다.
다만 세상을 먼저 만들고 나중에 이야기를 입히다 보니, 출시 초기 서사가 다소 약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개발진은 "이용자들로부터 내러티브가 다소 약하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개발 파이프라인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현재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의미 있는 서사를 전달할 방법을 계속 논의하고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7년 걸린 개발 기간…차세대 대작 위한 '도구' 다졌다
데이터 관리 체계도 과감하게 바꿨다. 개발 초기에는 익숙한 엑셀 파일로 작업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수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수정하기 어려워졌다.
펄어비스는 자체 데이터 관리 문법을 새로 구축했다. 덕분에 기획자나 아티스트가 개발자(프로그래머)를 거치지 않고도 게임 내부 요소를 직접 수정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작업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이유다.
개발에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도 명확했다. 붉은사막이라는 단일 게임 완성을 넘어, 향후 선보일 차기작들의 제작 기반까지 한 번에 구축했기 때문이다.
◆블랙스페이스 엔진에 협업 더해…600만장 대작 완성
붉은사막 개발에는 펄어비스의 자체 게임 엔진인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활용됐다. 이를 통해 실시간 날씨 변화와 거대한 전투 장면을 화면 끊김 없이 선명하게 구현했다.
개발자들이 밝힌 '붉은 사막' 흥행의 진짜 비결은 기술력만이 아니었다. 200명의 인원이 동시에 움직이는 협업 시스템, 결과를 바로 고치는 개발 문화, 출시 후 이용자 목소리를 빠르게 반영한 운영력이 집약된 결과다.
지난 3월 출시된 붉은사막은 하루 만에 200만 장, 83일 만에 600만 장을 넘게 팔아치웠다. 펄어비스는 다음 달 독일에서 열리는 개발자 행사 '게임스컴 데브'에서도 K-게임의 기술 노하우를 다시 한번 전파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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