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게스트하우스 사장입니다, 폭염보다 이게 더 무섭네요

휴대전화에서 짧은 알림음이 울렸다. 혹시 새로운 예약이 들어왔나 싶어 서둘러 화면을 열었다.
'예약이 취소되었습니다.'
기대와는 반대되는 문장이 떠 있었다. 나는 일본 도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은 예약이 들어왔다는 알림보다 취소되었다는 알림이 더 많다. 예약 하나가 빠진 자리는 달력에서 작은 빈칸에 불과하지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에게는 그날의 숙박료뿐 아니라 이미 준비해둔 시간과 비용까지 함께 사라지는 일이다.
예약 현황 캘린더를 열어보았다. 예년 같으면 여름이 시작되기 두세 달 전부터 빈틈없이 채워졌을 달력이다. 하지만 올해는 한창 성수기인데도 예약된 날짜 사이사이에 흰색 빈칸이 드러나 있다. 마치 이빨 빠진 아이의 입처럼 군데군데 비어 있다. 조금 전 취소된 날짜도 그 틈에 새로운 빈자리 하나를 만들었다.
빈방에서도 하루 종일 돌아가는 에어컨
일본의 여름이 덥다는 사실은 이제 한국 사람들도 잘 안다. 일본 여행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덥다'는 말만으로는 이곳의 여름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도 알 것이다.
기온도 높지만 습도까지 높다. 문밖에 나서는 순간 뜨겁고 축축한 공기가 온몸을 감싼다. 몇 걸음 걷지 않아 옷이 등에 달라붙고, 한낮에는 숨을 쉬는 일마저 힘겹게 느껴진다.
게스트하우스 손님들도 하루 종일 더위 속을 돌아다니다 지친 얼굴로 숙소에 돌아온다. 그런 손님들에게 가장 간절한 것은 시원한 방이다. 외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후텁지근한 방이 아니라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서늘한 공간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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