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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보호받으며 몬스터버스 피서…롯데월드 ‘콩X고질라’[현장]

뉴시스 속보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이주창 인턴 기자 = ┼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에 조명이 들어오자 거대한 ‘콩’(Kong)의 얼굴이 눈앞을 가득 채웠다.

스크린 속 영상이 아니었다. 커다란 얼굴과 나무를 움켜쥔 큼직한 손을 구현한 대형 애니매트로닉스였다.

손가락이 움직이자 살아 있는 거대 생명체를 마주한 듯한 압박감이 밀려왔다.

기자가 ‘비클’(Vehicle)이 서서히 움직였다. 초대형 스크린이 본격적인 무대가 되는 순간이었다. ‘콩’과 ‘시모’(Shimo), ‘크리스탈 크롤러’(Crystal Crawler) 등 거대한 생명체 ‘타이탄’(Titan)이 화면을 채웠다.

비클은 영상 속 움직임에 맞춰 방향을 틀고 크게 기울었다. 바람과 진동까지 이어지자 지표면 아래 미지의 세계 ‘할로우 어스’(Hollow Earth)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시원했다. 편했다. 냉방이 잘 된 실내에서 비클에 앉은 채 거대 타이탄의 세계를 누볐다.

지인이 한여름 가족 동반 도심 피서지를 찾는다면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을 정도였다.
┼◆외부 영화 IP 첫 어트랙션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24일 신규 어트랙션 ‘콩X고질라 : 더 라이드’(Kong X Godzilla: The Ride)를 오픈했다.

롯데월드가 외부 영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선보이는 첫 어트랙션이다.

‘고질라 VS. 콩’(2021)과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2024) 등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몬스터버스’(Monsterverse) 시리즈의 세계관을 어트랙션에 접목한 몰입형 멀티미디어 ‘다크라이드’(Dark Ride)다.

이 시리즈를 만든 미국 엔터테인먼트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고질라’(Godzilla) IP를 보유한 일본 도호, 미국 다크라이드 전문기업 샐리 다크라이드 등과 협업했다.

다크라이드는 실내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영상과 조명, 음향, 특수효과, 애니매트로닉스 등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체험하는 어트랙션이다. 롯데월드의 기존 다크라이드로는 ‘신밧드의 모험’(Sinbad’s Adventure)과 ‘파라오의 분노’(Pharaoh’s Fury) 등이 있다.

‘콩X고질라 : 더 라이드’는 실내 어드벤처 3층에 약 1550평 규모로 들어섰다. 최대 길이 22m 스크린, 최대 높이 5m·폭 11m 애니매트로닉스, 영상 장비 39대 등이 투입됐다. 2022년 9월 개발을 시작해 약 3년10개월 만인 이달 완성됐다.

비클 주행 거리는 약 320m, 탑승 시간은 약 11분이다.

◆비클 타고 영화 속으로

체험은 비클에 오르기 전부터 시작한다.

입구를 통과하면 영화 속 타이탄 연구 조직 ‘모나크’(Monarch)의 연구·정비 시설이 나타난다.

영화에서 모나크가 세계 각지의 기지에 고유 번호를 붙이는 설정을 반영해 이곳에는 ‘42번째 기지’를 뜻하는 ‘M-42’라는 식별번호가 부여됐다.

어두운 철제 구조물 사이로 모니터와 연구 장비가 보였다. 살아 있는 듯 움직이는 모나크 연구원 애니매트로닉스도 등장했다.

기자는 이곳에서 모나크의 신입 연구원이 됐다.

자료와 영상을 통해 콩과 고질라, 할로우 어스, 타이탄 등에 관한 정보를 접했다. 앞으로 수행할 탐사 임무와 도중에 만날 수 있는 타이탄, 주의 사항 등을 안내받았다.

대기는 단순히 탑승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용객이 몬스터버스 세계관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권오상 롯데월드 대표이사가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대기 공간에서 정보를 접하며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기자는 잠시 뒤 영화 속 공중 탐사선 ‘히브’(HEAV·Hollow Earth Aerial Vehicle)를 모티브로 한 다이내믹 모션 비클에 올랐다.

기자는 타이탄과 싸우는 ‘전사’가 아니었다. 평온한 할로우 어스를 탐사하며 타이탄을 관찰하는 임무를 수행할 뿐이었다.

그러나 탐사 도중 모종의 사건으로 시모, 크리스탈 크롤러 등 타이탄이 준동하면서 기자를 비롯한 연구원들은 위기에 빠졌다.

이때 콩이 나섰다. 탐사대 곁을 지키며 타이탄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했다.

어린 시절 할리우드 대작 ‘킹콩’(1976)에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남쪽 타워 꼭대기에 오른 콩이 헬기 공격을 받고 추락하는 장면을 보고, 콩이 불쌍해 한참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콩, 정확히는 다른 세계관의 콩이 이제는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시모는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에 실제 등장한 타이탄이다. 모든 것을 얼릴 수 있는 결빙 능력을 지닌 위협적인 존재다.

크리스탈 크롤러는 기존 몬스터버스 시리즈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레전더리와 협업해 이번 다크라이드를 위해 만든 롯데월드 오리지널 타이탄이다.

비클은 바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바로 ‘트랙리스’(Trackless) 방식이다.

고정 선로 대신 통신과 제어 시스템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이동했다. 화면 속 상황에 맞춰 방향을 바꾸고 회전하거나 갑자기 뒤로 밀려나고 크게 기울어지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권 대표는 트랙리스 방식의 핵심으로 ‘비클과 영상의 동기화’를 꼽았다.

그는 “비클이 통신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영상과 움직임의 싱크를 맞춰 탑승 경험을 증폭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이번 시설에는 국내 제작 어트랙션 가운데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집약됐다”고 강조했다.

콩이 절벽을 가로지르거나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비클이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크게 기울었다. 화면 속 충격에 맞춰 뒤로 밀려나거나 급격히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롤러코스터처럼 실제로 급강하하거나 고속으로 질주하는 것은 아니었다. 3D 안경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초대형 영상과 트랙리스 비클의 움직임, 음향과 특수효과가 정교하게 맞물려서인지 절벽의 깊이와 타이탄의 거대한 몸집이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몸이 화면 속 이동을 실제 움직임처럼 받아들일 만큼 몰입감이 컸다.

비클은 앞뒤 두 줄에 각각 4명씩 앉는 8인승이다.

더 실감 나게 즐기고 싶다면 앞줄 중앙인 2·3번 좌석이 제격이다. 초대형 화면의 중심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고, 비클의 움직임도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거대한 타이탄이 갑자기 등장하는 연출이나 강한 움직임이 부담스럽다면 뒷줄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시각적 압박과 움직임의 체감 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콩의 보호 아래 탐사를 이어갔지만 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타이탄들의 준동이 인류에게까지 위협을 미칠 상황에 이르자 마침내 고질라가 콩과 힘을 합쳤다.

이후 전개는 직접 확인하자.

비클 탑승 전에는 스마트폰과 가방, 우산 등 개인 소지품을 모두 맡겨야 한다.

비클 운행 구역에 물품이 떨어지는 위험을 막기 위한 안전 조치로 보인다.

동시에 영상 촬영을 막아 영화 IP를 활용한 어트랙션의 핵심 콘텐츠를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다만 카메라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안경, 이른바 스마트 글래스가 확산하면 이들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탑승 기준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대기 공간과 프리쇼를 거치면 어트랙션의 큰 줄기를 따라갈 수 있다.

다만 영화를 보고 탑승하면 시각적·감정적 효과가 더욱 커진다.

기자 역시 시리즈를 모두 본 덕분인지 몬스터버스 세계관에 한층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고질라 VS. 콩’과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현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모나크 조직의 역사와 비밀을 더 알고 싶다면 실사 드라마 ‘모나크: 레거시 오브 몬스터즈’(Monarch: Legacy of Monsters)도 도움이 된다. 이 작품은 애플 TV+가 제공한다.

◆역대 최대 투자…외국인 관광객까지 겨냥

롯데월드는 신규 어트랙션 개발 초기 10개가 넘는 IP를 검토했다. 이를 3~4개로 좁힌 뒤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몬스터버스를 최종 선택했다.

그동안 ‘메이플스토리’(MapleStory)와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 등 게임 IP를 활용한 시설을 선보여 온 롯데월드는 이번에 영화 IP로 협업 영역을 넓혔다.

권 대표는 “또 다른 IP 기반 어트랙션도 준비하고 있다”며 “IP 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시설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후속 어트랙션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롯데월드 측은 어드벤처 역사상 단일 어트랙션 기준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종전 최대 투자 시설은 2005년 문을 연 ‘파라오의 분노’다. 당시 약 500억원이 투입됐다. 이번 어트랙션에는 이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규모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최근 급증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까지 끌어야 한다.

현재 롯데월드 전체 입장객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약 15%다.

권 대표는 “외국인 비중을 더 키우려면 해외 테마파크를 경험한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콩과 일본인이 사랑하는 고질라를 선택한 배경도 여기서 읽힌다.

‘콩X고질라 : 더 라이드’의 승부수는 속도나 높이가 아니라 몰입감이다. 영화로만 접했던 몬스터버스의 거대한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권 대표는 “테마파크의 본원적 경쟁력은 어트랙션에 있다”며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테마파크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그 핵심이 어트랙션”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월드가 내놓은 해답이 궁금하다면 ‘콩X고질라 : 더 라이드’에 올라타 보자.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 spear9071@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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