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김남희, '전건송치 부활' 법안 발의…"피해자 보호 장치"
여권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기로 방침을 세운 가운데,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판단한 사건까지 검사에게 보내는 이른바 '전건송치' 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이 발의된다. 전건송치 제도는 5년 전 폐지된 것인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수사를 견제하거나 범죄 피해자를 보호할 대책이 전무하다는 우려 때문에 마련된 법안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 발의에는 민주당 주철현·박희승·서미화·임미애·박해철·홍기원·김동아·김기표·김준혁·정진욱·남인순 등 11명의 의원이 함께 참여했다.
전건송치 제도는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폐지됐다. 이전에는 경찰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사건뿐 아니라 혐의 성립이 어려운 사건도 모두 검사에게 송치했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일부 범죄를 제외한 사건에서 무혐의 판단을 내리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기지 않고 자체 종결해왔다.
최근 검찰개혁 관련 후속 입법 과정에선 전건송치 제도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방침대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경찰을 견제할 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행 형사소송법 체계에선 경찰이 불송치로 종결해도 검사가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했을 때 검사가 기록을 송부받아 사건을 검토한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한다. 경찰의 재수사가 미흡하면 검사가 직접 사건을 넘겨받아 보완수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검사는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도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범죄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전건송치 제도 도입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되, 사건이 암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장윤기 사건에서 발생한 수사기관의 자의적 수사를 차단하고 검사에 의한 견제를 가능케 한다는 목적이다.
김 의원은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된 이후 단계에서 피해자들의 참여권을 보장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고소·고발인과 피해자, 법정대리인이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에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하고 불기소 처분 전에는 피해자들이 의견을 냈는지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검사가 사건을 처리하면 피해자와 법정대리인뿐 아니라 고소·고발인에게도 통지하는 조항도 삽입됐다.
김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 수사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도 신설했다.
우선 경찰이 △내란·외환·대공·테러·대형참사 또는 연쇄살인 관련 사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선거 관련 사건 등 중요·긴급 사건에 대해 수사를 개시하면 곧바로 피의자, 범죄 사실 요지, 개시 경위 등을 검사와 공유하도록 했다.
이들 사건의 송치와 기록의 송부 여부를 결정할 땐 경찰이 검사와 협의하도록 하고, 공소유지 과정에선 검사가 경찰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도 담겼다. 경찰이 범죄를 수사하면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 외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할 염려가 있는 때'를 구속 사유로 추가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김남희 의원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지키면서도 수사기관의 부실수사 가능성을 차단하고 범죄피해자 보호 장치를 갖춘 법률안을 통해 공소, 수사기관이 아닌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체계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안(김용민·박은정 및 김한규 의원 발의안), 일부 범죄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법안(홍기원 의원 발의안),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폭넓게 허용하는 법안(정점식 의원 발의안) 등을 심사 중이다.
여권 내에서도 범죄 피해자 보호와 경찰 견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는 만큼 이번에 발의된 법안도 함께 심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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