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빚으로 버티는 기초지자체 근본 처방 시급하다
‘텅 빈 곳간’을 넘겨받은 채 민선 9기를 시작한 지자체가 한 둘이 아니다.
권력이 교체된 지자체를 중심으로 이 같은 위기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부산 남구는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남구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 추계 결과 세출이 세입을 약 462억 원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하구 역시 올해 세출이 세입보다 약 178억 원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금 격인 순세계잉여금이나 지방채 발행 등으로 충당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건데, 이런 상황은 지난 몇 년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순세계잉여금이 남구는 2022년 1004억 원에서 지난해 288억 원으로 급감했다.
사하구는 2024년 192억 원에서 작년 85억 원으로 1년 새 반토막 났다.
광역지자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부산시는 지난해 총비용이 총수익보다 270억 원 많았고, 시 채무는 올해 1분기 기준 3조4056억 원으로 6년 전보다 16% 증가했다.
대전시는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대전시 재정이 사실상 파산 위기에 직면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각 지자체는 출범과 동시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이다.
재정 여력이 크게 떨어지다 보니 공약 등 단체장 역점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사하구는 향후 1, 2년간 긴축 재정을 통한 재정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사용하지 않는 건물을 매각해 세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남구는 직원 업무추진비와 물품구입비 등 지출을 줄이는 한편 106억 원 규모의 구청장 공약 사업을 절반 정도만 반영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러한 재정 구조조정으로도 부족한 약 100억 원은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인데, 기초지자체 단위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여서 논란을 부른다.재정난 원인을 두고 박재범 남구청장은 “전임 민선 8기 시절 2022년과 비교해 도시개발 사업은 286%, 문화관광 78% 예산이 늘었다.
구 세입 수준을 무시하고 특정 분야에 예산을 과도하게 집중하다 보니 재정 건전성이 무너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임 구청장의 ‘치적 쌓기’로 재정이 휘청거렸고, 이에 대응하고자 지방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빚은 지역의 미래에 부담을 키우는 악순환이 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지방채 발행에 앞서 공약이라 하더라도 불요불급한 사업은 과감히 접는 등 강도 높은 재정 구조조정과 자구책이 우선이다.정권이 바뀌어 이만큼 드러난 것이지 다른 지자체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다.
지방재정의 투명성과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데 예외가 없다는 말이다.
지난해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8% 수준에 그친다.
쓸 돈의 5분의 1도 채 못 버는 벼랑 끝 살림에 선심성 보여주기식 사업은 지양돼야 마땅하다.
무책임한 예산 집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자체 감사와 같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 지방재정 개혁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서둘러 실행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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