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줄인 대만 TSMC, 그돈으로 "재생에너지 산다"
◆ 홍종호> 한국보다 늦게 출발한 대만 해상 풍력이 17년 만에 한국을 13배 앞섰습니다. 반도체 기업 TSMC는 직원 성과급까지 줄여 재생에너지를 사들였는데요. 대만이 한국을 추월할 수 있었던 이유와 17년째 제자리인 한국의 현실, 직접 취재한 기자에게 들어봅니다. 서영민 KBS 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영민> 안녕하세요.
◆ 홍종호> 반갑습니다. 원래 경제 전공하시고 또 경제 분야 취재를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삼성 반도체에 대한 책도 쓰셨고. 그런데 이번에 에너지, 특히 해상 풍력에 대한 기사도 하고 다큐도 찍고 하셨어요. 대만의 해상풍력을 취재하시다 보면 결국 이게 TSMC라고 하는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라는 걸 아마 당연히 현장 가서, 현지에 가서 보셨을 텐데요. 이번 주에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지금 이슈가 호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3대 메가 클러스터 이거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용인 국가산단, 일반 산단 반도체 시설이 현재 계획이 돼 있는데, 여기에 추가로 또 호남에 상당한 규모의, 상당한 액수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 이게 발표가 됐어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서영민> 일단은 굉장히 담대한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경제 성장의 성공을 이루어왔는데, 그게 어떤 측면에서는 지역적으로 본다면 수도권 집중을 점점 가속화해 오는 과정이었습니다. 중공업 이런 쪽보다는 점점 더 전자, 그리고 좀 더 고부가가치업으로 진화하면서 지역에 있던 산업 거점들이 거의 사라져가고 그러면서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초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재편되는. 그 핵심이 반도체였는데요.
이 반도체를 가만히 두면 계속해서 거기만, 수도권에서만 공장이 새로 지어질 거고 인력을 수급하게 될 겁니다. 그런데 이걸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재정렬해 보겠다, 국가를 위해서 재정렬하는데 이게 기업에게도 틀림없이 이익이 되게 해주겠다. 이 두 개의 정렬을 바르게, 다르게 만드는 이 계획이었기 때문에. 산업 정책이면서 지금까지의 흐름과는 다른 종류의 정책이기 때문에 매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필요하다, 성공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일단 했습니다.
◆ 홍종호> 사실은 이 호남 반도체 사업 계획이 발표되기 전부터 용인의 반도체 산단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반도체 공장이 성공하려면 결국 핵심 인프라가 물과 전기인데, 특히 전기가 제대로 공급이 되겠냐. 이 수도권에 전기 공급이 한계가 있으니 남쪽에서 끌고 와야 되는데, 이미 포화 상태에 있는 송전선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냐,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은 어떻게 볼 것이냐 이런 얘기가 많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이번에 보니까, 그래도 용인의 이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용수와 전기 공급을 최선을 다해서 제공할 것이고, 그래서 심지어는 6개의 국가 산단에 들어간 삼성 공장, 또 일반 산단의 4개 공장 이거를 조기에 완공하겠다 이런 얘기까지 보도 자료에 나와 있더라고요. 지금까지 우리가 용인 산단에 대해서 걱정해 왔던 전력 공급 될까, 이거 계속 정부가 추진하는 건가 이런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어떻게 보셨어요?
◇ 서영민> 실은 제가 KBS에서 다큐멘터리를 3편 만들었습니다. 그중 1편이 용인입니다. 바로 그 문제를 다룬 다큐입니다. 이야기는 뭐냐 하면 방금 말씀하신 대로 전력을 끌어올 방법이 없다. 그래서 사이트에 LNG 발전소를 지어서 하겠다는데 LNG는 비싸기도 할 뿐 아니라 화석 연료이기도 합니다.
◆ 홍종호> 탄소 국가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죠.
◇ 서영민> 맞습니다. 그리고 RE100 차원에서도 물음표가 제기되고. 그 사이트에다가 LNG를 지어서 24시간 떼면 용인이 인구 100만 도시인데, 여기에 도대체 몇 개의 LNG 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이며 기타 등등 다양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제 발표에서 일단 드는 생각은, 용인을 안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인 후폭풍이 너무 크다. 제가 보기에는 어떤 정치 집단도 지금 들어서기로 돼 있던 약속을 정면으로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거다 하는 생각은 했는데.
◆ 홍종호> 미리 그렇게 예상하셨군요.
◇ 서영민> 네. 저는 그런 발표를 정부가 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았습니다. 경기도 인구를 생각하고, 그곳에서의 이권이 그곳의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생각하면요. 다만 하나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면, SK 곽노정 사장이 나중에 질의 토의할 때 요청을 해요. 저희가 용인에 있는 산단이 삼성의 산단과 달리, 삼성은 국가 산단인데 SK 산단은 일반 산단이어서 한급 낮습니다.
◆ 홍종호> 기업의 책임이 많죠.
◇ 서영민> 네. 기업의 책임이 많고 비용 지원도 적고, 그리고 토지 수용 절차도 좀 더 복잡하고 힘들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특별법이 8월에 시행이 되는데 그에 따른 혜택을 받게 해 주십시오, 일반 산단이지만 거의 삼성 비슷하게 받게 해 주십시오'라고 요청을 했는데 대통령의 답변을 가만히 들어보면 미묘합니다. 대통령 답변이, 기본적으로 우리가 지역에다가 짓겠다는 요건 100% 지원할 거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거고. 그리고 동시에 용인은 수도권에 있는 거니까 지역에 있는 건 아닙니다.
◆ 홍종호> 지역이라 하면 호남.
◇ 서영민> 네. 이번에 발표한 메가 클러스터죠. 그런데 용인의 경우에는 사실 억울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희가 열심히 지원할 거고 행정적인 지원은 할 건데,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하는가 이 부분은 조금 모르겠다, 좀 더 토의해 보겠다라는 뉘앙스로 말을 했습니다. 사실 공적인 일을 할 때 검토해 보겠다는 얘기는 '지금은 안 되는데 한번 생각해 보겠다' 이런 종류의 얘기거든요. 그래서 그 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유보적으로 답을 했습니다. 그 얘기인즉슨 용인을 반대하지 않고 용인을 계속 추진하고, 실제로 한 10년 정도 더 당겨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우선 과제이고 정부의 역량을 다 집중해서 만들어야 할 펫. 그리고 지방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좀 있으면 이제 전기 요금도 발표될 겁니다. 지역 차등 요금제가 발표될 텐데, 그게 아마 서울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지역들을 조금 더 할인해 주는 형태가 될 텐데. 반도체 팹은 전기료 어마어마하게 씁니다. 최신 팹일수록 전기를, 이를테면 제주도 전체의 전기를 팹 하나가 쓰고 이런 식으로 비유할 수 있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전기를 쓰고. 이 전기 요금을 할인해 준다는 건 몇천억 원, 많으면 조 단위의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매년 이 정도의 이익을 계속해서 주어서, 기업의 팔목을 비틀어서 '여기 짓지 못하게 하고 여기 짓겠다'가 아니고, 가만히 기업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전기 요금, 지역에서 주는 지원금, 그리고 기타 등등 국가가 지원해 주는 여러 행정적인 편의, 그리고 교육 절차, 정주 여건 조성 이런 측면을 봤을 때 내려가도 손해 보는 게 아니겠다.
◆ 홍종호> 오히려 기업 차원에서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
◇ 서영민> 네. 그래서 인센티브네 이것이? 우리가 미국의 조지아에서 공장 지을 때, 아니면 미국의 텍사스에서 공장 지을 때 지방 정부가 지원하는 거,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거 보고 들어가는 거지 않습니까? 전 세계 반도체 공장들이 다 그렇게 가는데, 아마도 그 정도의 큰 혜택이 있다면 자연히 기업이 선택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하게 한다, 못하게 한다 차원을 벗어나서 저는 그렇게 읽었어요.
◆ 홍종호> 하여간 앞으로 보겠습니다.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또 어떻게 보면 정부와 청와대와 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들 간의 서로 밀당도 있어 보이고요. 앞으로 중요한, 대한민국의 사실 명운이기도 하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관련된 거니까요.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자, 이 재생에너지 얘기로 넘어가면요. 육상 풍력, 태양광도 있지만 유독 대만의 해상 풍력, 물론 대만은 섬이니까 또 그런 면도 있겠지만 해상 풍력에 주목하면서 발견하신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 서영민>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다큐를 3편 만들었거든요. 다큐를 만들게 된 이유는, 어떻게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을 할 것인가, 사실 큰 질문은 그거 하나였습니다. 바람개비를 많이 꽂으면 될까요? 태양광 패널을 많이 꽂으면 될까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은 에너지 전환에 매우 늦은 나라고 수치만 보면 굉장히 부끄러워해야 될 나라인데, 우리 나름의 이유도 있긴 합니다. 우리 나름의 이유가 무엇인가, 극복하려면 무엇인가라고 생각했을 때, 첫 번째가 망의 문제였고요.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수도권에 대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에너지 전환과 그런 것들이 뒷전으로 가는 모습을 첫 번째로 부각을 했고요.
두 번째가 태양광 패널인데, 강남이라고 제가 아까 말씀드렸는데 강남의 태양광 패널이 지붕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유럽이든 어느 나라든 가보면 태양광을 잘하는 나라는 다 건물 지붕이 다 태양광입니다. 특히 도시일수록. 왜냐하면 도시에는 건물이 있으니까요. 건물이 있으면 별다른 특별한 설치 없이 사실 이거 그냥 패널 하나 위에다 설치하는 거기 때문에 아주 간단한 겁니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안 합니다. 왜일까. 강남 사람들이 이기적이어서일까, 집값 떨어질까 봐 걱정이 돼서일까. 물론 그런 것일 수 있는데, 사실은 알고 보면 그 안에는 제도가 있다. 집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좀 더 비싼 집을 가진 사람이 태양광을 멀리하게 만드는 어떤 제도적인 문제가 있다, 이 얘기를 두 번째로 다뤘었고요.
세 번째가 풍력입니다. 풍력이 재생에너지 중에 제가 보기에는 가장 간헐성을 걱정 안 해도 되는 에너지원입니다. 특히 비율이 높죠. 해상 풍력이 낮이든 밤이든, 제주도에 가서 탐라 해상 풍력 보면 낮이든 밤이든 바람이 비교적 고르게 붑니다. 그런데 태양광은 하루에 한 3시간, 4시간, 5시간밖에 못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풍력이 일단 고르기도 하고. 그리고 요즘 풍력 단지는 바람개비 하나가 15MW(메가와트), 엄청 큽니다.
◆ 홍종호> 18MW까지도 가죠.
◇ 서영민> 태양광은 한 1MW가 넘어가는 설비 용량이면 큰 태양광 단지인데, 풍력은 요즘 15MW 한 바람개비 하나가, 바람개비를 10개만 꽂으면 어마어마하게 큰 발전소가 됩니다. 그러니까 빨리 대규모로 늘리기에 유리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죠. 특히 서남 해상, 전남 해상, 그리고 제주도의 서쪽 바다 이쪽에 북서풍이 매우 좋은 편이기 때문에 여기서 해상 풍력을 하면 정해진 시간 안에 굉장히 많은 규모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 홍종호> 그런데 대만은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해상풍력, 늦게 출발한 나라가 지금 용량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3배라고 하는, 아마 한 4GW(기가와트) 정도 되는 거죠.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에 변화가 클 수 있는 겁니까? 도대체 대만이 잘하는 겁니까, 우리가 너무 못하는 겁니까?
◇ 서영민> 처음에는 운명론적인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물어보면, 대만 거기는 '바람이 좋잖아요' 그럽니다. 대만 섬과 본토 사이에 그 해협, 대만 해협에 바람이 너무 좋다는 겁니다. 거기가 전 세계에서 제일 좋은 바람 중에 하나래요. 그래서 잘 되는 겁니다라고 하길래, 아 그럼 이거 뭐 운명인 거지, 우리가 잘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는데요. 가서 취재해 보고, 그리고 실제로 더 잘 아는 전문가들한테 물어보면 아닙니다. 바람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일이 되게 만드는 프로세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계획 입지 같은 것. 대만은 그 땅을 정해놓고, 풍력 발전을 할 곳을 정해놓고, 거기에서 국방 작전성 평가 혹은 시민들이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조율해서 시민의 반대를 조율해 내는 역량, 그리고 여기까지 전선을 연결하고 변전 설비를 설치하고 송전 그리드를 만드는 이 작업들을 정부가 해줍니다.
이게 우리나라의 경우에 지금부터 하겠다고 기후부가 하고는 있는데, 지금까지는 안 그랬어요. 그 바람개비를 민간 업자가 꽂아서 바람이 나오는 걸 확인해서 허가를 받아서, 그때부터 주민들과 협의하고 군에서 레이더 문제없는지 확인하고 다 허가 받아야 되고 이렇게 가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이 자체가 너무나도 지난하고 사실상 일이 안 되게 만드는 거죠. 실제로 허가받은 용량은 34GW로 어마어마한데, 실제로 된 건 단 1%, 0.34GW. 2009년에 시작했거든요. 이명박 정부 때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17년 동안 0.34GW. 전체 국가 전체 그리드의 차원에서는 아무 의미 없는 숫자인데요. 대만은 이 작업을 일단 정부가 해줬습니다.
◇ 서영민> 다른 하나는 방금 시작할 때 말씀하셨던 TSMC입니다. 해상 풍력은 다 좋은데 가장 문제가 너무 돈이 많이 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이트 하나가 100MW 정도 하는데 거의 1조 원 가까이 됩니다. 1GW짜리 원전과 비교하자면 원전 1개와 비슷한 분량을 하려면 거의 한 10조 원 가까이 들 수 있는 겁니다. 굉장히 돈이 많이 드는데 이 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가 물음표가 붙는 문제예요. 여기에 대만은 정부에서 보증으로도 도와줬고, 그리고 TSMC 같은 회사가, 아 그 전기 너네가 생산하면 내가 20년 아니면 30년 동안 장기적으로 다 사줄게, 하는 겁니다. 이게 일종의 보증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이 RE100 전기가 필요하니 너네 해상 풍력을 사줄 테니까 지어, 걱정하지 말고 지어. 이 보증이 있다는 것이 개발 사업자가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 홍종호> 결국 서 기자님 얘기를 들어보면 대만의 경우에는 빨리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완비해 줬고, 또 TSMC라고 하는 확실한 수요처가 있고. 거기에 맞춰서 해외 기업이든 또 대만 내에 어떤 국산 기업이든 적극적으로 해상 풍력 단지를 조성해 내는 그런 공급자가 있는, 이 삼각이 아주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과 비교해 보자면 기사에서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한국은 바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결국 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제도가 없다. 이 대만과 비교해서 결정적으로, 한국은 규제가 복잡하고 또 기업이 이걸 다 해결해야 되고. 그런데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 너무 시간이 많이 가지 않았나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가 특히 덴마크 같으면 원스톱으로 빨리 진행하는 거 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인데, 어떻게 이렇게 한국 정부는 느려 터진 건지, 아니면 그 뒤에 또 뭐가 있는 건지 이게 저는 늘 궁금하더라고요.
◇ 서영민> 실은 태양광의 차원에서 보면 정부마다 입장이 다 달랐어요. 취재를 해 보면 보수 정부가 들어섰을 때 좀 부정적이고 한국에서 특히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을 때 그랬죠.
◆ 홍종호> 태양광 마피아라는 말이 있었죠.
◇ 서영민> 그런 윤석열 정부조차도 놀랍게도 해상 풍력은 계속 더 많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조선 산업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 공급망이 매우 유리합니다. 지금 제가 대만이 잘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대만은 한국이 없으면 해상 풍력 못 합니다. 하부에 기둥 박는 거. 타워도 한국 기업의 타워고요. 전선도 다 한국 기업의 케이블이고요. 배도 한국에서 간 배가 설치하는 걸 도와줬습니다. 그러니까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 얘기를 들어보면 4~5조 원 정도의 직접 수출 효과가 있었을 거래요. 그러니까 한국이 있었기 때문에 대만이 할 수 있는데, 그 말은 즉 한국은 이 인프라가 다 있다는 말입니다. 바람개비, 터빈과 나셀 관련 핵심 요것이 없긴 한데, 전체 설치비의 한 60~70%는 한국이 다 할 수 있을 정도예요. 그리고 이 전기는 생산되면 국산인 거고, 거기에 들어가는 부품도 대부분 국산인 겁니다. 한국은 너무너무 유리합니다.
◆ 홍종호> 국내 시장은 처참한데 또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해상 풍력의 각종 부문에 기업들은 또 한국이 대부분 다 보유하고 있다는 게 너무 아이러니컬해요.
◇ 서영민> 네 그래서 참 저도 이게, 이렇게 한국과 대만을 비교한 이유는 한국이 굉장히 뒤처졌다는 걸 표현하기 위한 거였는데요. 사실 더 빨리 나가는 나라들이 있어요. 영국, 덴마크, 독일 이런 나라들의 해상 풍력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나라들은 저희한테 참고 사례가 잘 안 돼요. 왜냐하면 그 나라들은 모든 유럽 대륙 전체가 하나의 그리드로 연결돼 있고, 간헐성 문제를 이 대륙 차원에서 극복하기 때문에, 해상 풍력이 전체 그리드의 10%, 20% 이렇게 올라갈 수 있어요. 대만이나 우리나라는 굉장히 유사합니다. 안정적인 전기가 필요한 반도체 수출 산업이 아주 중요하고. 그런데 에너지 차원에서 보면 섬과도 같은 조건이어서 나라 안에서 100% 안전한 전기를 계속해서 생산해 줘야 되는 그 고립망 조건이어서 매우 유사한데도, 대만이 앞서 나가고 한국이 못 나가는 걸 보면 이건 정말 이해 불가해요.
사실 우리나라가 더 많이 갖고 있지만 왜 그렇게 됐느냐. 말씀드렸다시피 제도의 문제, 정부가 이걸 좀 더 잘 되게 만드는 제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정부 부처 간의 조율에 있어서 소극적이었고, 그리고 아주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모든 과정을 촉진하는 촉진자가 되어준, 이런 측면이 대한민국에는 셋 다 빠져 있었다.
◆ 홍종호> 그 부분이 참 중요하다고 보는 게요. 이 TSMC가, 심지어 제가 모두에서 잠깐 설명을 했는데 직원 상여금 비율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샀다. 사실은 한국에서 이런 성과급 논쟁을 또 보면 한국에서는 참 상상하기 힘든 거죠. TSMC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우리는 재생에너지를 해상 풍력에서 전기를 공급받아야겠다, 이거는 어떤 배경입니까?
◇ 서영민> 제가 취재를 하다가, 이건 사실 대만 기사를 봤어요. 올해에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 노사 협상으로 인해서 성과급을 이만큼 많이 준다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 TSMC에서 반발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왜 안 주냐, 우리도 더 많이 달라 TSMC에서 요구했는데, 그때 웨이저자 TSMC 회장이 설명한 말입니다. 우리가 원래 통상 마지막 마진의 12% 정도를 직원 성과급 분으로 반영을 하는데 올해는 10% 정도였다. 왜냐하면 2% 정도는 ESG 경영에 써야 했기 때문에, 더 깨끗한 전기를 사는 데 써야 했기 때문에 좀 그랬다, 이해해 달라 이런 식으로 설명을 했어요. 그 말인즉슨 기업이 가진 이익을 어떤 식으로 스테이크홀더들과 나눌 것인가에 대한 철학, 이런 게 좀 엿보이는 겁니다.
왜냐, 일단 기본적으로는 수요 기업들, 애플이나 기타 구글이나 이런 기업들이 RE100을 요구하고 있고요. RE100을 요구하면서 너희들이 빨리 전환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TSMC가 처음에 세웠던 타겟은 2050년 RE100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거 최근에 2040년으로 내렸어요.
◆ 홍종호> 저도 봤습니다. 삼성전자는 아직 2050년이죠.
◇ 서영민> 실제로 TSMC는 깨끗한 전기를 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해외에서 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삼성전자도 TSMC도 국내에서 대부분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해야 하는데, 하기가 쉽지 않았던 거죠. TSMC는 사자, 우리가 더 만들자. 그래서 TSMC 작년 연차 보고서에 보면 4.4GW 계약했다고 나옵니다. 원전 4기 분량의 계약을 했다는 거죠.
◆ 홍종호> 서 기자님 경제 분야 취재도 오래 하셨잖아요. 삼성전자나 TSMC나 다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관계고, 또 RE100이나 이런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 공급 시장이 재편되고 있고, 이런 것들을 다 충분한 정보를 다 갖고 있는데. 어떻게 TSMC는 이렇게 상여금을 줄여서까지 재생에너지를 투자하고 전기를 사겠다, 거기에 이 돈을 써야겠다라고 하고 또 이게 회사 안에서 용인이 되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미 시장에서는 그런 시그널이 충분히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좀 소극적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서영민> 일단은 압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어떤 종류의 압력이건, 여론의 압력이건 아니면 수요 기업의 압력이건 충분한 압력이 필요한데요. 그 압력만으로는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테면 아까 말씀드릴 때 광주에 이걸 팔목을 비틀어서 보내느냐 아니면 인센티브를 줘야 하느냐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런 차원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제가 취재하면서 흥미로웠던 건 TSMC의 경우에 대만에서 전기 요금이 비쌉니다. 그러니까 많이 쓰는 기업인데 많이 쓰기 때문에 더 비싸게 냅니다. 이를테면 2024년에 대만이 전기 요금을 올렸거든요. 사실 대만은 탈원전을 하면서 전기 요금이 좀 비싸졌기 때문에 경쟁력 차원에서 좀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흔히들 생각하기에, 국가대표 TSMC 여기는 전기를 그래도 조금 싸게 줘야지라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그런데 전체 전기 요금을 11%인가 12%인가 올리면서 TSMC 요금을 25% 올렸습니다. 왜냐하면 TSMC가 앞으로 팹을 지으면서 더 지으면 더 많은 전기를 쓸 것이고, 그리고 팹당 쓰는 전기도 점점 많아집니다. EUV라는 장비가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먹는데 이걸 더 많이 적극적으로 쓰거든요. 그래서 전기를 더 많이 쓴다, 그러면 너희들이 앞으로 전기를 더 많이 쓸 기업이고 그래서 국가 전체 전력망에 더 많은 부담을 주니, 당연히 너네들 때문에 우리가 전기선도 더 많이 깔고.
◆ 홍종호> 추가적인 송배전망 건설도 필요하고.
◇ 서영민> 그런 것도 필요하고, 그리고 녹색 전기도 더 많이 생산해야 돼서 이쪽으로 인센티브를 기업들에게 줘야 하니 우리는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니 당연히 너네가 전기를 더 많이 부담해야 되지 않겠느냐라는 제도를 도입한 겁니다. 국가 대표 기업인 TSMC에 대해서. 그 한 해의 전기 요금 인상만 가지고 비교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시사점은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팔목을 비틀어서 하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데 그 방법이 영속 가능한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있고. 중요한 것은 기업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고 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전기 요금, 삼성전자가 더 많은 전기를 쓰고 앞으로 더 많이 쓸 거라고 해서 더 비싼 전기를 부과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종류의 제도를 부과한다면, 삼성전자가 남들보다 전기 요금이 더 비싸지면 이걸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아니면 이 전기를 좀 더 깨끗한 전기를 씀으로써 인센티브를 받아서 좀 더 부담을 낮추려고 노력도 할 것이고. 더 싼 전기를 쓰는 방법이 지역으로 가는 방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 홍종호> 만약에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한다면요.
◇ 서영민> 또 깨끗한 전기에 인센티브를 준다면 그 깨끗한 전기를 더 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겐 그런 종류의 인센티브가 부족한 거죠.
◆ 홍종호> 말씀 들어보니까 우리나라가 그런 면에서는 지나치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역설적으로 들기도 하네요.
◇ 서영민> 네. 이를테면 지금 삼성전자 혹은 SK하이닉스가 200조, 300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다고 하는데, 이 영업이익을 어떻게 사회가 나눌 것인가. 이걸 뺏어갈 수 없죠. 그런데 너도 성장하고 사회도 안전하고,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방법을 만드는 인센티브 구조, 제도를 설계하는 것. 이게 정부 혹은 공공이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심지어 미국에서조차도 지금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 수요가 증가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미국 최고의 테크 기업들을 불러서 이렇게 추가적으로 공급이 필요한 전기에 대해서는 너희들이 부담해라 이런 얘기를 할 정도로. 사실은 그런 면에서 기업의 책임성, 이것이 무리한 게 아니고 합리적인 거다 이런 식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 서영민> 맞습니다.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있고요. 그리고 사실 우리나라는 국가가 좀 더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더 빨리 나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기후부 아니면 이번 정부가 굉장히 노력을 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노력을 한다는 것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지난 17년의 교훈입니다. 왜 그랬을까. 다양한 측면에서 제도적으로, 아니면 인센티브적으로, 아니면 재생에너지를 촉진할 수 있는 어떤 방법들에 있어서 경험이 부족했고 열심히 실제 노력을 하지 않았다.
◆ 홍종호> 너무 재미있어서 더 얘기를 끌고 가야 되는데 시간이 다 돼서 다음에 한 번 더 모셔야 되겠습니다. 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영민 KBS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서영민> 감사합니다.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