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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우야'에 담긴 80년 인생, 사람과 전통을 잇다

오마이뉴스
'또 오우야'에 담긴 80년 인생, 사람과 전통을 잇다

강릉 왕산 도마리 산자락을 따라 오르면 가장 먼저 '또 오우야'라는 작은 표지석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강릉 사투리로 '또 오세요'라는 뜻이다.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찾는 인연이 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 마음은 이곳(왕산민속생활용품전시관)의 주인 김응수(80) 어르신의 삶과도 닮아 있다. 그는 평생 모아온 전통 유물을 소중히 지키며 찾아오는 사람들을 가족처럼 맞이한다. 오래된 물건 하나하나에 담긴 세월과 추억, 그리고 우리 전통의 가치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그의 삶이다.

김응수 어르신의 삶은 유물을 지키는 일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그는 오래된 물건 속에 스며 있는 시간과 정을 통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전통의 가치와 사람의 온기를 조용히 전하고 있다.

먼저 내미는 것은 전통이 아닌 정(情)

표지석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민속박물관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펼쳐진다. 제주도에서 가져온 돌하르방을 비롯해 장독대와 전통 가구, 목공예품, 도자기, 생활용품 등 수십 년 세월을 품은 유물들이 정갈하게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물건 하나하나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추억, 그리고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주인공은 전통 유물이 아니다.

김응수 어르신은 귀한 수집품을 소개하기에 앞서 복숭아를 건넸다.

"밭에서 방금 따왔어요. 한 번 드셔보세요."

잘 익은 복숭아에서 달콤한 향이 퍼지고, 어르신의 얼굴에는 아이처럼 순박한 미소가 번진다. 평생 전국을 다니며 귀한 유물을 모아왔지만, 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다.

그래서 이곳은 오래된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사람의 정과 따뜻한 인심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전통의 가치는 유물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고 기꺼이 나누는 그의 마음속에서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여든에도 멈추지 않는 하루

"잠자는 게 아까워요. 얼마나 더 산다고!"

김응수 어르신의 하루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해가 뜨기 전 밭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다. 2천 평이 넘는 밭에는 복숭아와 여러 작물이 자라고 있지만, 농장이라기보다 정성껏 가꾼 정원에 가깝다. 잡초 하나 쉽게 눈에 띄지 않고, 나무마다 주인의 손길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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