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선과 물방울, 두 거장의 예술을 만나다

22일,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도 절정이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는 숨이 턱 막힐 듯 무겁고, 강한 햇살은 아스팔트를 달군다. 도심은 거대한 찜통이다. 더위를 잠시 잊기 위해 대전으로 향했다. 예술과 자연을 만나기 위해서다.
정부대전청사 주변 도로에는 나라꽃 무궁화가 한창이다. 장맛비를 머금은 연분홍 꽃잎은 더욱 맑고 청초하다. 꽃잎 끝에 맺힌 물방울은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짙은 녹음은 시야를 채운다. 매미 소리가 숲을 흔든다. 여행객을 맞이하는 환영 음악처럼 들린다.
정부대전청사 앞 문예로는 자를 댄 듯 곧게 뻗어 있다. 계획도시 둔산 신도시의 특징이다. 넓은 차도와 가로수, 공원이 어우러져 도심에 여유를 더한다. 숲길을 걷다 눈길을 끄는 표지석 하나를 만났다. '정부대전청사 숲'. 30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으로 조성한 숲이라는 설명이 새겨져 있다.
매미 소리를 들으며 숲의공원으로 향했다. 울창한 숲 한가운데 펼쳐진 푸른 잔디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짙은 녹음과 넓은 초록 들판이 어우러진 풍경은 도심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한다. 마음까지 초록빛으로 물드는 듯하다.
둔산대로를 건너 넓게 열린 광장에 들어서자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마주한다. 대전시립미술관에는 분수와 잔디가 어우러진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곳곳에 설치된 조각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을 맞는다.
탁 트인 공간 덕분에 건축물의 선과 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전시립미술관에는 분수공원과 잔디공원 등 넓은 야외 공간이 조성돼 있다. 야외에 설치된 조각들 앞에 섰다. 화합,유토피아, 구성 등이 눈길을 끈다.
고암 이응노는 한국 전통 서화에 뿌리를 두고 동서양의 예술을 융합해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개척한 화가다. 대나무와 산수화에서 출발해 문자추상과 군상 연작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을 모색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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