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농사꾼 부부가 일 많아도 칼같이 지키는 것
요즘은 밭에서 일하는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낮 시간대 외출 및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안전 문자를 수시로 받고 있다. 밭에 나가 일을 하다 보면 이마와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흘러도 눈앞에 있는 일거리를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
'이것만 하고, 저기까지만 하고…' 하면서 조금만, 조금만 하다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걸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수년 전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던 어느 날 남편, 동생들과 어김없이 주말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모아둔 퇴비 더미를 위아래 엎어 주는 작업을 하기 위해 동생들과 삽질했다.
계절이 아직 뜨겁지 않아 일을 하면서 따로 휴식 시간을 계산하지 않았다. 그런데 삽질하던 중 '어지럽네' 하는 느낌이 온 순간,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 보니 내가 바닥에 누워있고, 남편과 동생들의 당황하는 얼굴이 보이는 것이었다. 나도 너무 놀라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정신이 돌아온 후, 자초지종 들어보니 "어지러워…." 하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고 했다.
다행히 1분이 지나기 전 깨어났지만, 이 일을 겪은 후 우리 가족에게는 잊을 수 없는 밭일 트라우마가 생겼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고꾸라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본 가족들은 지금도 밭일하다가 가족이 보이지 않으면 크게 이름을 불러 위치를 확인하곤 한다.
다행히 병원에서 '미주신경성 실신' 같다고 했지만, 이후 우리 가족의 밭일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아무리 할 일이 많아도 중간중간 휴식 시간은 칼같이 지킨다. 한 사람이 일을 하다가 "휴식입니다"하면 어떤 이유든 휴식 장소로 모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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