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민정의 한지·먹·불 30년…첫 모노그래프 파이돈서 출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지와 먹, 불을 매체로 동양의 서예와 수묵 전통을 현대 추상으로 확장해온 김민정의 30여 년 작업 세계가 세계적인 미술 전문 출판사 파이돈(Phaidon)의 모노그래프로 출간된다.
갤러리현대는 파이돈 계열 예술·디자인 전문 출판사 모나첼리(Monacelli)가 오는 9월 16일 김민정의 첫 모노그래프를 출간한다고 밝혔다. 현재 파이돈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이다.
책에는 대표작 150여 점과 작업 과정을 담은 기록이 수록됐다. 30여 년간 한지와 먹, 불을 핵심 매체로 삼아 구축해온 작품 세계를 비롯해 한국적 재료와 현대 추상이 만나는 접점, 시간과 반복이 축적되는 창작 과정, 자연과의 협업이 만들어내는 조형 언어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한다.
샘 바더윌(Sam Bardaouil), 준 후(June Ho), 앤드류 루세스(Andrew Russeth)가 글과 대담에 참여해 김민정 작업의 미학과 국제적 의미를 함께 짚었다.
김민정은 작업 노트에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선을 그리기도 하지만 선을 태워서 없애면서 나오는 선이 있다. 지워지는 선들이, 뜨거워서 없어지는 선들이 더 자유로운 선들이다."
그에게 한지와 먹, 불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다. 작가는 재료를 지배하기보다 그 변화에 응답하며 통제와 우연이 공존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는 또 "원할수록 약해지는 법이다"라며 의도를 비워낼 때 비로소 재료가 스스로 길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30여 년 전 한지의 물성과 가능성에 매료된 김민정은 뽕나무 속껍질로 만든 한지의 가장자리를 불로 태우거나 향으로 미세한 구멍을 내는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구축했다. 이렇게 만든 한지 조각을 화면 위에 배치하거나 수천 장을 겹겹이 쌓아 올리며 질서와 균형을 찾아간다. 반복과 절제를 바탕으로 한 이 과정은 수행과 명상에 가까운 창작 행위로, 작가의 호흡과 몸짓의 리듬 또한 작품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1962년 광주에서 태어난 김민정은 어린 시절부터 서예와 수채화를 익혔으며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1980년대 이탈리아 브레라 미술학교 유학을 계기로 유럽에 정착한 이후 동양의 서예와 수묵 전통을 현대 추상의 언어로 재해석하며 뉴욕, 독일 국제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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